GS칼텍스 이소영(왼쪽)이 26일 현대건설과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상대 블로킹 벽을 앞두고 강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GS칼텍스 이소영(왼쪽)이 26일 현대건설과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상대 블로킹 벽을 앞두고 강 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GS칼텍스 ‘슈퍼루키’의 탄생

베띠 부상 공백…데뷔 첫 해 주전 활약
공격땐 온몸으로…코트서 기죽지 않아
장 해설위원 “내 뒤를 이을 재목” 칭찬

현대건설전 23득점…3-2 역전승 견인


“이소영(GS칼텍스)은 내 뒤를 이을 재목감이다.”

부동의 국가대표 레프트 공격수로 한 시대를 풍미한 여자배구의 장윤희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말이다. 장 위원은 “이소영을 고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지켜봐왔다. 키(176cm)는 작은 편이지만 팔이 길고 점프력과 순발력이 뛰어나다. 특히 온 몸을 이용한 스윙을 하기 때문에 파워 면에서도 레프트 공격수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베띠 부상으로 잡은 기회 놓치지 않고 슈퍼 루키 입증

이소영(레프트)은 2012∼2013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했다. 제 아무리 1라운드 1순위 지명선수라고 해도 고등학교와 프로무대는 차원이 다르다. 최소 2∼3년의 훈련 기간을 거쳐야 제 몫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소영은 주포 베띠의 부상으로 데뷔 첫 해 붙박이 주전으로 출전할 수 있는 뜻밖의 기회를 잡았다. GS칼텍스가 베띠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도 5경기에서 3승을 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이소영이 보여준 활약 덕분이다. 이소영은 이번 시즌 8경기에 출전해 96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도 41%에 이른다.


○이소영의 최대 장점은 ‘대담함’

장 위원은 이소영이 가진 최대 장점을 ‘자신감’으로 꼽았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대담함이 있다. 물론 프로무대의 벽은 높기 때문에 모든 경기를 다 잘할 수는 없다. 기복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생각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도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자신감 있는 경기를 한다. 그 점이 경기력보다 더 눈에 띈다.”

이도희 KBSN 해설위원도 같은 맥락에서 이소영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배짱이 정말 좋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선수들은 코트 안에서 표정이 좋아야 한다. 경험이 부족하다고 위축되면 안 되는데 이소영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기본기 탄탄, 신장 차이 극복하려면 타점 높여야

이 위원은 이소영이 프로 무대에서도 통하는 이유는 탄탄한 기본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소영은 가장 중요한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다. 공격을 할 때 체중을 실어서 때릴 줄 안다. 수비는 더 보완해야 하지만 감각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국가대표 수비형 레프트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다.”

물론 이소영은 완성형 선수가 아니다.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장 위원은 “허리와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이 매우 좋지만 아쉬운 점은 공격을 할 때 아직 타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신장 차이를 극복하려면 이를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더 크게 성장하느냐 못하느냐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S칼텍스 2위 수성의 원동력

GS칼텍스는 2위 싸움의 분수령이었던 26일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이소영과 한송이 정대영 등 신구의 조화를 앞세워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3-2(9-25 25-21 29-31 25-19 15-12)로 역전승을 거두고 단독 2위(9승4패, 승점 26점) 자리를 지켰다. 1위 IBK기업은행(12승1패, 승점 34점)과는 승점 8점차다. 베띠가 복귀하면 1위 탈환도 노려볼 수 있다.

이날 이소영은 이번 시즌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23점, 공격성공률 36%)을 올리며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승부처였던 5세트에서의 활약은 이소영이 왜 강심장으로 불리는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이소영은 5세트에서만 팀 내 최다인 6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은 55%에 달했다. 고참 선수들도 긴장하는 5세트 승부에서도 주저함이 없었다. 특히 10-11 상황에서 과감한 속공으로 동점을 만들고 11-11에서 황연주의 공격을 블로킹 해내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이소영은 가장 필요한 순간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낸 셈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