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두 번 해라? 최형우 눈이 번쩍

입력 2013-03-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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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최형우. 스포츠동아DB

조범현 인스트럭터 조언에 목표의식 생겨
“FA 두 번이면 마흔 살”…야구인생 밑그림


“FA(프리에이전트) 두 번 할 때까지 야구를 하겠다.”

삼성 최형우(30·사진)는 앞으로 목표의식을 갖고 야구를 하기로 했다. 이렇게 마음 먹은 것은 조범현 포수인스트럭터의 조언 때문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조 인스트럭터는 최형우에게 “앞으로 FA 두 번 해라”고 말했다. 최형우는 처음에 농담인줄 알고 “제가 어떻게 FA를 두 번이나 해요? 한 번도 할까말까인데”라며 웃어넘겼다. 그는 2002년 삼성에 입단한 뒤 방출됐고, 경찰청에 들어가 2008년 삼성에 재입단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8년 늦깎이 신인왕에 오른 그는 사실상 풀타임으로 활약한 게 5년밖에 되지 않는다. ‘FA는 남의 일’로만 생각했다.

그러자 조 인스트럭터는 “그럼 너의 목표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선뜻 답변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게 그동안 특별한 목표도 없이, 이 순간을 살아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기 때문이다. 그러자 조 인스트럭토는 충고를 했다. “목표는 높게 잡아라. 타율 3할을 목표하는 타자는 절대 3할을 못 친다. 3할을 기록하면 3할5푼, 3할5푼을 기록하면 4할을 목표로 해야 한다. 한계상황을 목표로 삼아야 좋은 선수가 된다. FA 두 번을 왜 못하냐?”

곰곰이 생각해봤다. ‘FA 두 번 더 하면 마흔 살 넘도록 야구한다는 것 아닌가.’ 그 순간, 그는 무릎을 쳤다. 목표를 잡다 보니 눈앞만 보던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야구인생의 밑그림까지 그려졌다.

최형우는 그 기분을 유지한 채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출루율(0.410)과 장타율(0.576)에서 나란히 1위에 오르며 개막을 위한 예열을 마쳤다. 타율 0.303(33타수 10안타)에 홈런 2방도 곁들였다. 시범경기에서 삼성이 꼴찌로 처졌지만 주장으로서 자신감이 넘쳤다. “우리 전력이 좋아진 건 없지만 우리에게는 2연패 노하우가 있다. 하던 대로만 하면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우리 플레이만 하겠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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