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시진 감독(오른쪽 사진)은 올스타전 이스턴리그 지명타자 부문 팬 투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대우의 1군 복귀에 대해 “기약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김대우에게 ‘좀더 절실함을 느껴야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스포츠동아DB

롯데 김시진 감독(오른쪽 사진)은 올스타전 이스턴리그 지명타자 부문 팬 투표 1위를 달리고 있는 김대우의 1군 복귀에 대해 “기약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김대우에게 ‘좀더 절실함을 느껴야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스포츠동아DB


팀내 홈런 1위 불구 타율 0.235 곤두박질
김감독 “변화구 대처 능력 있어야” 쓴소리
“2군서 절실함도 느껴보라” 사랑의 채찍도

롯데 김시진 감독은 2일 사직 삼성전을 앞두고 최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대우(29)의 1군 복귀 시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단호한 목소리로 “기약이 없다”고 답했다. ‘최근 올스타 팬투표 이스턴리그(동군)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취재진의 말에도 “올스타 1등하고 1군 복귀하고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감독은 지난달 29일 김대우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그러면서 2일 삼성전을 앞두고 장성호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장성호는 어깨통증에서 회복돼 6월 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지 27일 만에 1군에 복귀했다.


● 상대 투수는 직구만 던지지 않는다!

김대우는 올 시즌 새롭게 롯데의 지휘봉을 잡은 김시진 감독과 박흥식 타격코치가 ‘롯데 미래의 4번타자’로 평가하며 마음먹고 키우려고 계획했던 선수다. 투수로 입단한 뒤 타자로 전향했기 때문에 아직은 여러 면에서 거칠지만 타격 재능과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시즌 초반 붙박이 4번타자로 내세우며 김대우에게 충분한 기회를 줬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날 김대우 얘기가 나오자 “오직 직구 하나만 보고 휘두른다. 상대 투수가 이젠 직구 안 준다. 투수를 하다 타자를 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변화구에 대처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본인이 빨리 깨달아야 똑똑한 거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대우는 올 시즌 59경기에 출장해 4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홈런 1위에 2루타도 14방이나 된다. 그러나 시즌 타율은 0.235(166타수 39안타)까지 떨어졌다. 4월까지만 해도 타율 0.296에 9타점을 올리며 기대이상으로 빠르게 적응하는 듯했지만, 5월에는 0.200, 6월에는 0.214로 부진했다.


● 절실함을 느껴야 1군 복귀 가능

김시진 감독은 그러면서 “최근 타격 밸런스도 안 좋았지만, 절실함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타격 부진에 따른 2군행 조치는 아니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박흥식 코치도 “사실 그 전에 2군에 한 번 내리려고 했는데, 홈런을 치는 바람에 좀더 1군에 있게 됐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한 번쯤은 2군에 갔다 오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고, 억울해할지 모르지만 좀더 절실하게 야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김대우의 이번 2군행은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풀이된다. 1군 선수라고 생각하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롯데의 미래를 책임지는 4번타자로 성장하라는 채찍질이다. 김 감독은 “2군에 내려갈 때 ‘본인이 노력하고 팀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면 언제든지 1군에 불러올리겠다’고 했다”며 “지금으로선 1군행에 대한 기약이 없지만, 2군 보고서가 좋게 올라오면 1군에 불러올리겠다”고 밝혔다.

사직|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