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동아닷컴DB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메이저리그 아시아인 최다승 투수로 남아 있는 박찬호(41)의 은퇴 기념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시기는 7월 18일에 열리는 2014 프로야구 올스타전이다.
한 야구관계자는 22일 “시즌 개막 전부터 각 구단 주장들이 하나둘씩 대화를 통해 이 같은 의견에 뜻을 모았고, 선수협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돼 통과됐다”며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이자 한국야구의 레전드인 박찬호가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전 구단 선수들과 팬들이 모이는 올스타전이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미 선수협 박충식 사무총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박찬호의 올스타전 은퇴 이벤트 개최를 건의했다. 이 관계자는 “은퇴식의 형식이 될지, 마운드에서 공 하나를 던질 수 있는 기회가 될지는 추후 KBO의 얘기를 듣고 상의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현재 박찬호는 가족과 함께 서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을 거둔 박찬호는 2012년 한화에 입단해 1년간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마지막 등판은 10월 3일 대전 KIA전. 한화는 그해 11월 29일 박찬호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고, 박찬호는 다음날 은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팬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화는 이후 박찬호의 은퇴식을 꾸준히 계획했다. 박찬호의 등번호(61)가 상징하는 6월1일을 비롯해 많은 날짜들이 검토됐다. 그러나 일정이 잘 맞지 않아 무산됐다. 결국 선수협이 대선배의 마지막 순간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다만 선수협의 제안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 KBO 관계자는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선수협의 의사를 전달 받고 깊은 고민을 했다. 의미도 충분히 이해했다”면서도 “전례가 없는 일이고, 선수의 은퇴 행사는 대부분 소속팀의 소관이라 KBO가 적극 나서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문제도 있다. 올해 올스타전은 새로 문을 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다. 관례상 지역 프랜차이즈 팀과 연계된 행사들이 대거 준비된다. 이 관계자는 “좋은 취지와 별도로, 행사 성격상 연결고리가 없는 이벤트라 어려울 수도 있다는 뜻을 선수협에 전달했다”면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비롯한 KBO 주관의 다른 행사도 많다. 향후에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