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전문가 발굴로 인력 풀 구축하라

입력 2014-07-03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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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위기의 한국축구, 변해야 산다

1. 사령탑의 연속성
2. 4년 마스터플랜 수립하라
3. 스타를 키우고 살려라

4. 한국형축구 전문가를 찾아라
5. K리그가 희망이다


전권 쥔 샤트니에, H조 전력분석 실패로
영상확보에 그쳐…엔트리 정밀분석 못해
뒤늦게 구성된 축구협회 ‘TSG’ 유명무실
포스트 이케다·심리전문가 활용 등도 숙제

한국축구는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커다란 좌절을 맛봤다. 준비도 부족했고, ‘지피지기(知彼知己)’도 아쉬웠다. 지난해 7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은 “‘한국형축구’로 월드컵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1무2패, 승점 1의 초라한 성적으로 조별리그(H조)에서 탈락했다.

아프지만 이번이 끝은 아니다. 축구도, 월드컵도 계속된다. 브라질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4년 뒤 러시아에서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분야별, 요소별 전문가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전담분석인력 확충해야

무엇보다 정보분석력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대표팀은 네덜란드인 안톤 두 샤트니에 코치에게 H조 상대국들에 대한 분석을 사실상 전담시켰다. 두 샤트니에 코치는 모국에 머물며 러시아와 벨기에의 일정에 맞춰 유럽 곳곳으로 출장을 가는 방식으로 홍명보 감독을 도왔다. 그가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전달했다는 리포트가 어땠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후한 점수를 줄 수는 없다. 무엇보다 ‘꼭 잡아야 한다’던 2차전 상대 알제리에 대한 분석은 몹시 허술했다. 대한축구협회는 그저 “경기 영상을 확보했다”고만 밝혔다. 제대로 알제리를 알고 있었는지 의문스럽다. 한 유력 축구인은 “최종 엔트리 범위의 최소 50명의 상대 선수들을 꾸준히 체크하고, 업데이트해도 부족할 판에 우린 그렇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두 샤트니에 코치에게 전권을 맡긴 것은 마땅한 전문가가 없는 우리 현실에서 비롯된다. 홍 감독으로선 안지 마하치칼라(러시아) 지도자 연수 시절 인연을 맺은 두 샤트니에 코치를 영입할 수밖에 없었다.

축구협회는 여기에 더해 월드컵 기간 동안 테크니컬 스터디 그룹(Technical Study Group·TSG)을 운용했다. 기술위원(3명), 기술교육담당(1명), P지도자 라이선스 소지자(1명), 지도자 강사(1명) 등 6명으로 구성된 TSG는 3개 그룹(2명씩)으로 나눠 활동했는데 이들의 역할도 미흡했다. 뒤늦게 구성됐고, 능력도 검증되지 않았다. 물론 분석인력을 항시 운용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본선 조 추첨이 끝난 직후부터는 활동을 개시했더라면 훨씬 나은 결과를 낳았을 수도 있다.


● 피지컬&심리 전문가도 시급

과거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서부터 홍명보 감독과 호흡을 맞춘 일본인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는 분명 상당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다. 빡빡한 일정의 2012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딸 수 있었던 데는 이케다 코치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컨디션 관리가 주효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선 실패했지만 이케다 코치에게 모든 책임을 돌릴 순 없다. 다만 이를 계기로 ‘포스트 이케다’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도 유능한 피지컬 전문가는 많다. 한국축구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이해하는 인력 풀(Pool)을 구성해야 한다.

아울러 팀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선수들의 심리 상태를 진단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심리 전문가도 꾸준히 활용해야 한다. 축구협회는 간혹 심리 전문가를 초빙하는 형태로 대표팀을 지원했지만, 브라질월드컵에서처럼 완전히 주저앉은 팀과 개인의 분위기를 살리려면 지금 같은 임시처방으로는 곤란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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