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잉글랜드 12부리그 한인축구단 ‘FA컵 출전’ 도전

입력 2014-09-1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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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거주하는 한인들 위주로 구성된 축구단 ‘ACTS29’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상대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에 정식 등록된 ACTS29는 잉글랜드 12부리그에 속해 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ACTS29, 9부 승격·홈구장 마련 노력
김상열 대표 “한인들 새 역사 계기되길”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 등록하고 잉글랜드 12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한인 축구단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창단돼 12부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ACTS29’다. 팀명은 ‘영국에서 한인들을 위한 새 역사를 만든다’ 또는 ‘행동하는 29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축구여자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조소현(26·현대제철)의 남동생 조범상이 주장 완장을 차고 있다.

잉글랜드리그에는 1부인 프리미어리그부터 총 24부까지 존재한다. 9부부터는 역사 깊은 FA컵에 출전할 수 있다. FA컵 출전권을 목표로 삼고 있는 ACTS29는 수년 내로 9부리그로 승격하고, FA컵 출전의 필수조건인 홈구장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다.

FA컵 출전으로 1부리그 팀도 합류하는 라운드까지 올라가면 추첨을 통해 운이 좋으면 유명 클럽과도 맞대결할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6부리그 소속 하반트 앤드 워터루빌 (Havant and Waterlooville)은 FA컵 32강전에서 명문 리버풀과 대결해 선전 끝에 2-5로 패한 바 있다. FA컵 규정상 관중 입장료의 50%씩을 양 구단이 나누기 때문에, 리버풀 안필드구장에서 열린 당시 경기의 총 4만2000여장의 티켓 매출 절반과 잉글랜드축구협회에서 주는 FA컵 32강 출전상금을 챙긴 하반트 앤드 워터루빌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몇 년 치 운영비를 벌었다. 당시 하반트 앤드 워터루빌의 홈경기 평균 관중은 600명에 불과했다.

ACTS29는 이제 첫 발을 걷고 있지만 이처럼 더 큰 미래를 보고 있다. ACTS29의 김상열 대표는 “한국과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비전을 주고, 한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새로운 역사를 함께 쓰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주장 조범상은 “이 팀이 완성된 상태에서 리그 시즌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다. 목표인 FA컵 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ACTS29는 시즌 개막에 앞서 여러 번의 평가전을 통해 잉글랜드축구협회의 결정에 따라 12부리그에 배정됐다. 평가전 전승 후 8월 개막전에서 2-1로 승리해 힘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조범상 외에도 할렐루야 출신의 조영강이 선수 겸 감독으로 팀을 이끌고 있고, 수원삼성 출신 임영우도 코치를 맡고 있다. 조영강 감독은 “이제 막 출발했지만, 좋은 성적으로 리그 우승권을 바라보고 있다. 영국 현지 한인사회에 긍정적 에너지를 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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