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김용희 감독. 스포츠동아DB
SK 김용희 감독이 칼을 빼들었다. 인자하기로 소문난 김 감독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이야기다. SK 유격수 김성현(28)을 향한 실망감의 표출이다. 인품의 김 감독은 직설적인 화법은 피했지만 ‘향후 정신무장이 바뀌지 않으면 선발기회를 주기 어렵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
김성현은 14일 문학 두산전에 유격수로 나서 치명적인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했다. SK 에이스 김광현이 수비 도움마저 못 받으며 3이닝 7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 감독은 경기 초반인 2회 김성현을 나주환으로 교체했다. 김성현이 2회 포구 실책에 이어 두산 민병헌의 잡을 수 있는 직선타를 놓쳐 안타로 만들어준 직후 내려진 조치였다.
김 감독은 15일 잠실 LG전에서도 선발 유격수로 나주환을 기용했다. 김성현이 경기에 출장하지 못할 몸 상태가 아니란 점에서 무언의 질책에 가깝다. 김 감독은 “그 팀의 유격수라면 가장 수비를 잘하는 선수가 맡는 자리”라고 말했다. 시사하는 바가 있는 말이다. 김성현은 올 시즌 31경기에서 10개의 실책을 저지르고 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잡기 어려운 볼이 아니고, 승부처에서 나온다는 데 더욱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집중력 문제다. 이 부분이 회복되지 않으면 선발 유격수로 출장하기 어렵다”고 밝혀 각성을 바랐다.
타격에서 김성현은 14일까지 타율 0.282의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공격적 아쉬움을 감수하고라도 김 감독은 김성현에게 ‘이대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제 김성현이 응답할 차례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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