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호텔에서 나오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포수 정상호가 마침 같이 있었다. 상호가 ‘감독님, (문)광은이가 올스타전에 추천선수로 뽑히기를 내심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하더라. 내가 당황해서 ‘추천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닌데’라고 말했다. 이 얘기 안 했으면 서로 오해할 뻔했다”며 웃었다.
사연인즉슨 문광은(사진)과 정상호는 올스타 감독추천선수를 소속팀 감독이 해주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다. 김 감독이 추천해주지 않아서 류 감독이 뽑지 않은 것으로 지레짐작했다. 선배인 정상호가 후배인 문광은을 생각하는 마음에 이런 얘기를 꺼낸 것이다. 아직 올스타로 뽑힌 적이 없는 문광은은 8일까지 올 시즌 37경기에서 10홀드(5위), 방어율 4.15(39이닝)를 기록하며 SK 마운드의 허리 노릇을 단단히 해주고 있다.
김 감독은 “내가 류 감독을 따로 찾아가서 광은이를 뽑아달라고 부탁할 순 없는 것 아니냐”며 또 한번 웃었다. 선수들이 선정 절차를 몰라서 빚어진 해프닝이지만, 적어도 SK의 분위기가 나쁘진 않음은 짐작할 수 있었다.
대구|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