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상문 감독. 스포츠동아DB
# 넥센에선 올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로 손승락, 유한준, 이택근 등 굵직한 선수들이 나온다. 이 가운데 넥센의 FA 잔류 1순위는 캡틴 이택근이다. 성적만 놓고 보면 이해가 쉽지 않지만, ‘클럽하우스 문화 없이 강팀 없다’는 넥센의 신념이 읽힌다. 2009년 12월 LG로 트레이드했던 이택근을 2011년 11월 4년 총액 50억원에 재영입했을 때부터 거품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택근이 오고 나서 넥센의 성적은 이런 비판을 반박한다. 어느 팀보다 세밀한 통계를 중시하는 넥센이지만, ‘조직은 결국 사람’이라는 진리를 통찰한 결과다.
# LG를 떠난 타자들이 성적이 올라가는 현상을 두고 ‘탈G 효과’라는 말이 나돈다. 잠실구장을 벗어나니 성적이 좋아질 뿐, 허상에 불과하다고 볼 수도 있다. 트레이드 직후에는 없던 힘도 생기는 법이라는 의견도 일견 맞다. 그러나 그 선수들의 표정까지 밝아지는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어린 선수가 자기 실수로 경기에 지는 날, 고참 선수들이 무서워 클럽하우스에 들어가지도 못한다’는 말이 나오는 곳이 LG다. LG에 절박한 리빌딩의 급소는 어쩌면 바로 이런 팀 문화의 개선일지 모른다.
# 거의 만날 지는데 어린 선수만 세워놓는다고 리빌딩이 될 턱이 없다. 이는 결국 벤치의 리더십 약화로 이어진다. 현장에만 맡겨놓으면 지금처럼 급진적 이미지만 줄 수 있다. LG그룹과 프런트는 이 팀의 목표가 무엇이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어디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지, 그 시그널을 분명히 줘야 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