쳤다하면 홈런…박병호, 56호 보인다

입력 2015-08-1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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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생산에 가속도가 붙었다. 넥센 박병호가 12일 목동 NC전 1회말 시즌 41호 홈런을 친 뒤 덕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전날 마지막 2타석 홈런을 포함해 개인통산 2번째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7월 10홈런·8월 7홈런…벌써 시즌 41호
김태군 “먹힌 타구도 홈런…파워 대단”

뜬구름처럼 여겨졌던 56홈런이 조금씩 손에 잡히고 있다. 넥센 4번타자 박병호(29)가 폭발적인 홈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11∼12일 이틀간 목동에서 열린 NC전에서 3연타석홈런을 뽑아내며 단숨에 시즌 39·40·41호 아치를 그렸다. 이날까지 8월 치른 10경기에서 7홈런을 때렸다. 몸쪽 승부에 어려움을 드러내며 4월 6홈런에 그쳤지만, 5월과 6월 잇달아 9홈런씩을 때린 이후 7월 10홈런으로 홈런 레이스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산술적으로 40홈런을 밑도는 예상치가 나왔지만, 어느새 56홈런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의 흐름이 유지된다면 57∼58홈런이 가능하다.


● 더욱 탄탄해진 정신력

2003년 이승엽(삼성)이 작성한 56홈런은 아직도 쉬이 깨지지 않는 불멸의 기록이다. 박병호는 지난해 중반까지 폭발적인 홈런 페이스로 신기록에 도전해 큰 관심을 받았으나 잦은 스포트라이트가 독이 됐다. 특히 30홈런을 앞두고는 11경기 동안 침묵했고, 그 기간 타율 0.150의 깊은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잦은 질곡 속에서도 묵묵히 전진해 시즌을 마칠 때는 52홈런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03년 이승엽과 심정수(현대·53홈런)에 이어 역대 3번째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박병호는 값진 경험을 얻었다. 그리고 기록 경신의 어려움도 뼈저리게 이해하게 됐다. 이승엽은 지난해 50홈런을 앞둔 박병호를 두고 “50홈런을 넘겨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50홈런을 넘긴다면 더욱 무서운 타자가 돼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 바 있다.


● 타고난 힘과 적응 마친 기술

박병호는 4월까지만 해도 야마이코 나바로(삼성)와 에릭 테임즈(NC)에 한참 뒤처졌다. 투수들의 몸쪽 승부가 크게 늘어났고, 외국인투수들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는 투심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쪽 공을 쳐내기 위한 그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오른손을 최대한 몸쪽으로 붙여 배트 중심에 공을 맞혀내기 시작하면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멋진 포물선으로 바뀌었고, 비거리는 급속히 증가했다. 홈런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바깥쪽 공을 쳐내는 데도 비슷하다. 이는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이다. 어릴 때부터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다져진 타고난 힘도 무시할 수 없다. 11일 경기에서 나온 40호 홈런이 일례다. 8회 NC 불펜투수 김진성의 시속 146km 직구에 배트가 밀리는 듯했지만, 힘으로 이겨냈다. NC 포수 김태군은 “먹힌 타구였는데도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정말 대단한 힘이다”며 박병호의 괴력에 엄지를 치켜들었다.

목동 |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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