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오승환, ML 진출 실패 시 갈 곳 없다?

입력 2016-01-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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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신 오승환. 스포츠동아DB

국내 복귀 시 무조건 삼성 가야…여론 탓에 당장은 불가능
유일한 선택지 메이저리그, 불펜투수에게 쉽지 않은 조건


징계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KBO는 복귀할 경우에 대비해 중징계를 내렸다. KBO리그로 돌아온 시즌, 총 경기수의 50%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오승환(34)이 ‘미아’가 될 위기에 놓였다.

오승환은 현재 무적 신분이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일본프로야구 한신과 2년 계약이 종료됐다. 올 겨울은 유독 춥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전망도 썩 좋진 않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미국 말고는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도박에 대해선 관대하지 않다. 오승환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이 알려진 이후 일본 내 여론도 급격히 나빠졌다. 한신 외의 다른 구단들이 그를 데려갈 가능성은 낮다.

한국은 더 상황이 좋지 않다. 오승환은 2013시즌을 마치면서 대졸 8년차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었다. 그러나 자유로운 해외 진출은 9년차 FA만이 가능하다. 애매한 신분이었지만, 구단의 동의 아래 해외 진출이 가능한 7년은 채운 상태였고, 소속팀 삼성은 오승환의 한신행을 허락했다.

그러나 완전 FA가 아닌 신분으로 해외 진출을 하면서 오승환에게는 ‘족쇄’가 생겼다. 국내 복귀 시 무조건 삼성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해외원정도박 사건이 없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삼성은 이번 도박 스캔들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5년 연속 통합우승도 이 문제로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도박으로 인한 비난 여론은 온전히 구단이 감내해야 할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오승환의 삼성 복귀는 불가능에 가깝다. 몇 년 뒤면 모르겠지만, 임창용까지 방출시킨 마당에 함께 벌금형을 받은 오승환을 지금 받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유일한 선택지인 미국행도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는 불펜투수들에 대해 큰 투자를 하지 않는다. 팀 내 팜에서 키워 써도 충분하다는 인식이 있고, 시장에서 저렴한 비용에 젊거나 경험 있는 불펜투수들을 데려올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 해외 FA에 눈을 돌릴 필요성이 떨어진다.

물론 몸값을 확 낮추거나, 마이너리거 신분을 감수하는 등 저자세를 자처할 가능성도 있다. ‘돌부처’, ‘끝판왕’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군림했던 오승환, 그에게 이번 겨울은 유독 춥기만 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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