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누가 프로야구 감독이 되는가

입력 2016-01-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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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출범 이후 감독 자리에 오른 인물은 총 53명으로 집계됐다. 현역 10개 구단 감독도 다양한 포지션에서 배출되고 있다. 투수 출신 김성근 한화 감독, 포수 출신 김경문 NC 감독, 내야수 출신 류중일 삼성 감독, 외야수 출신 조원우 롯데 감독(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사진|한화 이글스·스포츠동아DB

역대 프로야구 감독 분석

역대 감독 중 내야수 출신이 절반 가량
프로선수 출신 감독 28명 과반수 차지

감독 최다 배출 구단은 삼성 10명 1위
왼손잡이는 7명 그중에 현역 감독 3명


올해로 KBO리그는 35년째를 맞는다. 그 사이 수많은 감독이 피고 졌다. 장수하는 감독도 있었고, 단명한 감독도 있었다. 그러나 한 시즌도 채우지 못하고 낙마한 감독이라 해도 그 자리는 아무에게나 허락된 것은 아니다. 누가 프로야구 감독이 되는가. 프로야구 출범 이후 감독 자리에 오른 인물들을 분석해봤다. 성격이나 능력 등 수치화할 수 없는 부분은 제외하고, 계량화할 수 있는 것들을 모아봤다. 재미로 보는 ‘프로야구 감독 분석도’다.


● 역대 감독 53명 포지션별로 분석해보니

프로야구 출범 이후 한번이라도 정식 사령탑에 오른 인물은 총 53명이다(감독대행은 제외). 그 중 감독을 가장 많이 배출한 포지션은 내야수였다. 25명으로 거의 절반(47.2%) 수준이었다.

내야수를 세분화해보면 주 포지션이 1루수 출신인 사령탑은 김응룡을 비롯해 김성한, 김기태, 어우홍 감독 등 4명이다. 나머지 21명(강병철 강태정 김동엽 김용희 김재박 김진영 로이스터 류중일 서영무 서정환 성기영 양승호 염경엽 이광은 이광환 이재우 이희수 천보성 한대화 한동화 허구연·이상 가나다순)은 2루수, 3루수, 유격수 출신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광은 감독은 프로에서 내야수로 뛴 경기수가 외야수보다 90경기 가량 많아 내야수에 포함시켰다.

투수 출신이 11명(20.8%)으로 뒤를 이었다. 김명성, 김성근, 김시진, 김영덕, 김인식, 김진욱, 선동열, 신용균, 양상문, 유남호, 유백만 감독이 주인공들이다. 김성근 감독은 어깨 부상으로 선수생활 말년에 1루수로 전향했지만 주 포지션을 투수로 구분했다.

포수 출신은 10명(18.9%)으로 집계됐다. 김경문, 김태형, 배성서, 백인천, 송일수, 우용득, 유승안, 이만수, 정동진, 조범현 감독이다. 이어 외야수가 7명(13.2%)으로 가장 적었다. 박영길, 박종훈, 박현식, 윤동균, 이순철, 이종운, 조원우 감독이 외야수 출신이다.


● 프로선수 출신 감독 분석해보니


프로에서 선수로 뛰었던 인물 중 프로야구 감독에 오른 인물은 총 28명으로 파악됐다. 이제 프로에서 선수 경험이 있는 감독이 없는 감독(25명)을 앞지르는 시대가 됐다. 여기서 프로 출신 감독만을 대상으로 분석해보면 전체 결과와 다소 다른 집계가 나온다.

역시 내야수 출신이 11명(39.3%)으로 가장 많다는 점은 불변이다. 그러나 2위 자리가 바뀐다. 포수 출신이 8명(28.6%)으로, 2번째로 감독을 많이 배출하는 포지션으로 급상승한다. 외야수 출신이 5명(17.8%)으로 3위다. 프로 시대 이후 투수 출신 감독은 김시진, 김진욱, 선동열, 양상문 등 4명(14.3%)뿐이다. 2015년 2월 발표된 KBO 등록선수 중 투수가 절반에 가까운 48%나 될 정도로 각 구단 선수단 비율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크다. 이를 고려하면 프로에서 투수로 활약한 인물 중 불과 4명만 감독을 배출했다는 점은 의외다. 프로 시대 이후로는 투수 출신보다 포수 출신 감독을 선호하는 추세가 되고 있다. 현역 10개 구단 감독을 봐도 내야수 출신이 4명(류중일 염경엽 김용희 김기태)이며, 포수 출신이 3명(김경문 김태형 조범현)으로 뒤를 잇는다. 투수 출신은 2명(김성근, 양상문), 외야수 출신은 1명(조원우)이다.


프로야구 출신 구단별로 보니


감독을 가장 많이 배출한 구단은 어디일까. 프로에서 선수생활을 한 역대 감독 28명의 소속팀을 분석해봤다. 한 팀에서 선수생활을 끝낸 인물도 있지만, 선수생활을 하면서 트레이드 등으로 여러 구단으로 이적한 인물도 있어 유니폼을 입은 팀은 중복으로 집계했다. 예를 들어 한대화 감독은 OB, 해태(KIA 포함), LG, 쌍방울 등 4개 팀 출신으로 계산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람 수는 28명이지만, 팀 수는 46개로 집계됐다.

이를 토대로 출신팀을 나눠보면 삼성 출신이 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OB∼두산 출신이 8명, 해태∼KIA 출신이 7명씩으로 뒤를 이었다. MBC∼LG 출신이 5명으로 4위에 랭크됐다. 아무래도 프로야구 원년팀들이 많은 감독을 배출했다고 볼 수 있다. 삼미∼청보∼태평양∼현대 출신, 그리고 쌍방울 출신이 4명씩이었다. 10년간(1990∼1999년) 존재했던 쌍방울이 이처럼 많은 감독을 배출한 것은 선수생활 말년에 돌격대 유니폼을 입었던 김진욱 감독과 한대화 감독도 중복으로 계산됐기 때문이다. 롯데는 4명, 빙그레∼한화는 3명의 감독을 내놓았고, SK는 2명의 감독을 배출한 구단으로 집계됐다.


● 기타 분석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를 나눠보니 역대 감독 53명 중 오른손잡이는 46명(86.8%)에 이르렀고, 왼손잡이는 7명(13.2%)에 그쳤다. 프로선수 출신 감독 28명 중에선 오른손잡이가 23명(82.1%), 왼손잡이가 5명(17.9%)이었다. 현역 감독 중에선 오른손잡이 7명, 왼손잡이 3명이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왼손잡이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던 과거에 비해 갈수록 왼손잡이 감독이 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성씨로 분석해보면 역시 김 씨와 이 씨가 많았다. 김 씨가 15명이었고, 이 씨가 7명으로 뒤를 이었다. 박 씨와 유 씨가 3명이었다(류중일 감독은 등록명대로 류 씨로 구분했다). 이어 강 씨와 서 씨, 양 씨, 조 씨, 한 씨가 2명의 감독을 배출했다. 류, 배, 백, 선, 성, 송, 신, 어, 염, 우, 윤, 정, 천, 허 씨는 1명씩이었다. 나머지 1명은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였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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