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용택.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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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들다고 야구를 쉬어요? 왜요?”
박용택은 올 시즌 21일까지 경기당 4.2타석에 들어섰다. 선발 출장하면 매번 끝까지 경기를 뛰었다는 얘기다. 젊은 선수들도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일이지만, 정작 본인은 “힘들다고 야구를 안 하면 야구를 왜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투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체력이 떨어지면 (투구에) 안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전제했지만 “야수는 그러면 안 된다. 힘들다고 쉬겠다고, 야구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페넌트레이스는 개막하면 약 7개월간 매일 같이 경기가 열린다. 3일에 한 번씩 구장을 이동하면서 총 144경기를 치른다. 아무리 튼튼한 몸을 지녔어도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는 운동이다. 시즌 막바지에는 안 아픈 선수가 없을 정도다. 15년 동안 매일 야구선수로 살아온 박용택도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그는 “물론 밥도 못 먹고 일어날 수 없는 상태라면 어쩔 수 없지만 걸을 수 있으면 야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힘든 부분을 이겨내는 것도 야구의 일부분이다. 힘든 걸 이겨내면서 깨닫는 게 분명히 있다. 의외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결과가 좋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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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경기, 전 타석 출전해볼까요”
야구를 향한 박용택의 남다른 열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그는 “야구를 시작하면서부터 아마추어 시절에도 힘들어서 쉬겠다는 말을 해본 적 없었다”고 귀띔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야구에 대한 갈증은 더 심해졌다. 지금도 어떻게든 한 타석이라도 더 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박용택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올해만 개인 통산 2000안타부터 KBO리그 최초로 5년 연속 150안타, 단일구단 개인 통산 최다안타(21일까지 2044안타) 등 의미 있는 기록을 쏟아냈다. 더 놀라운 점은 올해 170안타, 87타점 등으로 개인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것이다. 그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훈련을 위해 방망이를 들고 그라운드를 향하면서 한 마디를 건넸다. “전 경기, 전 타석 출장도 가능한데 내년 시즌 목표는 그걸로 잡겠다고 할까 봐요.”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