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한화 로사리오, ‘빨간 의자’와 결별한 사연

입력 2016-09-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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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로사리오는 올 시즌 내내 빨간 의자를 활용해 스윙 궤도를 잡는 연습을 했다. 그러나 그 의자를 원정지에 놓고 오는 바람에 부랴부랴 새 의자를 구매해야 했다. 로사리오는 “도미니카로 돌아갈 때 가져가겠다”고 할 정도로 새 의자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27)는 올 시즌 내내 빨간 의자 하나를 들고 다녔다. 홈경기뿐만 아니라 원정경기 때도 마찬가지다. 등받이조차 없어 불편해 보이지만, 로사리오에겐 무척 소중한 친구(?)였다. 한글로 이름까지 써놓았을 정도다. 학창시절인 14~15세 때 의자를 활용한 훈련을 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던 로사리오는 한화의 실내연습장(용진관)에서 ‘빨간 의자’를 발견하기 무섭게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올 시즌 초반 변화구 대처에 어려움을 겪자 매일 그 의자에 앉아 스윙 궤도를 잡는 훈련을 했다. 쇼다 고죠 코치도 이를 적극 지원했다. 로사리오 본인도 “의자를 활용한 훈련은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나를 잘 알고 있는 쇼다 코치의 도움도 컸다”며 만족스러워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최근 빨간 의자와 결별하고, 새 친구인 ‘검은 의자’와 함께하고 있다. 처음에는 낡은 의자 대신 새것을 장만한 줄로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10~11일 원정지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빨간 의자를 두고 온 것이다. 의자를 활용한 훈련이 큰 도움이 됐기에, 이를 중단할 수도 없는 노릇. 부랴부랴 대전의 한 대형 마트에서 비슷한 검은색 의자 하나를 새로 샀다. 로사리오는 서서히 새 의자에 적응하는 중이다. 20일 대전 LG전을 앞두고는 이성열도 이 의자에 앉아 토스배팅볼을 쳤다.

로사리오의 새 의자.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로사리오는 9월 10경기에선 목과 등 통증 탓에 타율 0.229(35타수8안타)로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최근 2경기에서 홈런 포함 3안타(9타수)를 터트리며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새 의자에 적응한 것도 최근 활약에 한몫한 모양이다. 로사리오는 “새 의자가 정말 편하다. 도미니카에 돌아갈 때도 가져가겠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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