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 스포츠동아DB
-매 경기를 몸을 던지며 치열하게 뛰었던 최고의 선수
-현역 베테랑 주희정·양동근도 선배 서장훈에 ‘엄지척!’
최근 TV예능프로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서장훈(42)은 프로농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이다. 그는 최근 스포츠동아가 남자프로농구 현역 감독·코치·선수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역대 프로농구최고선수’ 설문조사에서 34표를 받아 허재(51) 남자농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공동1위에 올랐다.
서장훈은 프로농구 무대에서 15시즌동안 688경기를 뛰면서 통산 1만3231점·523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의 득점, 리바운드 기록은 프로농구 정규리그 역대 최고기록으로 남아있다. 또한 2번의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 1번의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했다. 1998~1999시즌에는 평균 14.0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리바운드 왕에 올랐다. 프로농구 역사상 국내선수가 리바운드 1위를 하지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경기에서 드러나는 플레이와 이에 따른 기록이 전부가 아니다. 서장훈은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경기를 준비하고 치열하게 플레이한 선수였다.
2000년대 중반 국가대표팀에서 서장훈과 함께 생활했던 양동근(35·모비스)은 “농구 팬들 가운데에서는 (서)장훈이 형에 대해 안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장훈이 형과 같이 뛴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형이 얼마나 진지한 자세로 경기에 나서고 프로다운 마음가짐을 가진 선수였는지를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선수들은 나이가 들면 몸을 사린다. 플레이도 딱 자기가 힘들지 않은 선에서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장훈이 형은 은퇴하는 순간까지도 몸 사리지 않고 치열하게 경기를 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그 모습을 본받고 싶다”며 존경의 뜻을 나타냈다.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삼성에서 서장훈과 호흡을 맞췄던 주희정(39·삼성)은 “삼성에서 같이 뛸 때 내 플레이만 생각하느라 장훈이 형과 조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었다. 내가 노련미가 더 붙었을 때 같이 뛰었다면 형의 장점을 잘 살리지 않았을까 싶다. 장훈이 형은 동료들의 신뢰를 받는 선수였다. ‘잡으면 한 골’ 아니었나. 말 그대로 ‘레전드’다. 나도 장훈이 형처럼 은퇴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뛸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