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니퍼트-장원준-NC 스튜어트-해커(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2016 KBO리그 정규시즌은 점수 풍년이었다. 수확량이 지나치게 높으면 상품값 폭락을 걱정하는 것처럼 점수가 워낙 많이 나와 경기시간이 길어지는 심각한 단점까지 뒤따랐다.
그러나 포스트시즌(PS)은 12경기 째 단 한번도 정규시즌 한 경기 평균 득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가을야구에서 종종 등장하는 한 팀이 경기 초반 일방적으로 많은 점수차로 무너지는 경기도 사라졌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한국시리즈(KS) 2차전 이전까지 PS 11경기 양 팀 평균 득점은 5.09점이었다. 승리 팀 평균 득점은 3.9점. 정규시즌 한 경기 평균 11.2점과는 차이가 매우 크다.
산술적으로 3~4점만 올리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이어져왔다. 30일 KS 2차전은 두산의 5-1 승리로 끝났다. 지금까지 평균 득점보다는 조금 오른 6점이 나왔다.
그러나 이 역시 승부가 두산쪽으로 기운 8회말 추가점으로 2점이 더 오른 결과다. 전날 KS 1차전은 연장 11회말까지 양 팀 모두 단 1점도 올리지 못하다 두산의 1-0 끝내기 승부로 마무리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는 KIA와 LG가 4-2, 0-1로 시리즈를 끝냈다. 준PO는 LG와 넥센이 7-0, 1-5, 4-1, 4-4로 경기를 마쳤다. PO는 NC와 LG가 3-2, 2-0, 1-2, 8-3으로 이겼다. PO 4차전이 이번 PS 12경기 중 유일하게 10점 이상이 기록됐다. 그러나 이 역시 승부가 NC쪽으로 기운 7회부터 7점이 쏟아진 결과였다.
올해 PS는 호쾌한 타격전은 없지만 시즌 때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명품 투수전과 섬세한 작전 대결 등 야구가 갖고 있는 또 다른 매력이 그라운드에서 맘껏 발산되고 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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