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주 챌린저스 양승호 감독. 스포츠동아DB
양승호(56) 전 롯데 감독은 독립리그 야구단인 파주 챌린저스 감독을 그야말로 덜컥 맡았다. ‘기사 보고 알았다’는 말이 현실에서 일어난 것이다. “파주 챌린저스 구단주, 운영위원들은 모르는 사람들이었다. 지금까지 딱 1번 만났다. 감독을 부탁하기에 조건을 달았다. ‘한다면 나는 무보수로 하겠다. 회사(한국종합물류주식회사 부사장)에 적을 두고 있으니 야구단에만 시간을 잡을 수 없다. 프로선수가 될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한테는 돈을 받지 말아야 한다.”
이 조건을 들어주면 생각해보겠다는 의도로 말한 것인데 파주 챌린저스 측에서는 ‘수락’으로 알아들었던 모양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다음날 기사가 나왔다. 평생을 빚진 야구를 위하는 봉사이자 재능기부인데, 이제 와서 ‘못 하겠다’고 말할 명분도 없다고 생각했다.
독립리그야구단 감독직을 수락한 양 감독의 선결과제는 선수를 모으는 일이다. 당초 15일로 예정됐던 테스트를 28일로 미뤘다. 예상했던 것보다 참가신청 선수가 많았던 덕분이었다. 양 감독은 “지금까지 접수된 숫자만 50명을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 나한테 입단을 부탁하는 학부모님들도 있는데 ‘나 혼자 뽑는 것이 아니니까 테스트에 신청하시라’고 알려주고 있다”고 웃었다. 파주 챌린저스의 선수 선발 테스트는 28일 오후 1시 고척돔에서 열린다.
양 감독은 “일단 20~25명 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참가 선수들 실력이 좋으면 최대 25명으로 갈 듯하다”고 말했다. 독립리그 야구팀의 속성 상, 굳이 25명을 꽉 채울 필요는 못 느낀다.
양 감독은 의도적으로 팀 살림살이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파주 챌린저스는 현재 파주시와 지원금을 놓고 협의 중으로 알려졌다. 지자체의 도움이 이뤄지면 창단에 탄력을 받겠지만 못 받는 상황도 대비하고 있다. 양 감독은 팀 운영위원회 측을 통해 “사회인야구 레슨으로 운영비를 조달할 수 있다. 프로에 못갈 수준의 선수는 돈을 받고 가르칠 수 있다”는 방침을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파주에 야구장은 70%쯤 건설됐다고 한다. 모든 것이 잘 진행되면 내년 1월부터 훈련을 시작하고, 3월 창단할 것이다. 양 감독은 “아직 많은 것이 불투명하다. 모양은 좋은데 안 될까봐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파주 챌린저스가 탄생하면 고양 원더스, 연천 미러클에 이어 3번째 독립야구단의 출현이다. 양 감독의 바람은 파주 챌린저스를 통해 독립야구단의 이미지가 바뀌는 것이다. “사실상 고양 원더스는 준프로팀이었다. 독립야구단이 1개 있는데 외국인선수가 있었다. 감독 연봉도 프로급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독립야구단 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5~6억원이면 1년 운영을 할 수 있다.”
독립야구단 실정은 모르고, 양 감독이 파주 챌린저스를 맡는다는 보도가 나가자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사람들한테 전화가 온다. 지인들 중에서는 “양 감독, 재기했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양 감독은 “내가 일일이 정확히 얘기해줄 수도 없는 것이고, ‘이게 인생이구나’라고 생각한다”며 슬쩍 웃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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