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의 복권’ 황재균, 메이저리그 생존 가능할까?

입력 2017-01-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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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스포츠동아DB

샌프란시스코와 스플릿계약을 맺으면서 메이저리거의 꿈에 다가선 황재균(30)이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스프링캠프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한 번 더 입증해야만 한다.

황재균은 24일 샌프란시스코와 1년 계약을 맺었다. 빅리그가 보장된 계약은 아니다.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자격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개막 25인 로스터에 진입할 시 보장연봉 150만달러에 인센티브 160만달러가 붙는 조건이다. 지난해 시애틀과 스플릿계약을 한 이대호(현 롯데)의 보장액이 100만달러인 걸 감안하면, 황재균 측이 보다 좋은 조건으로 계약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건 스프링캠프에서의 경쟁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내야 각 포지션의 주인공이 비교적 명확하다. 1루수 브랜든 벨트, 2루수 조 패닉,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에 황재균의 포지션인 3루에는 에두아르도 누네스가 버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에두아르도 누네즈.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1987년생으로 황재균과 동갑인 누네스는 2010년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해 지난해 시즌 중반 미네소타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했다. 지난해엔 데뷔 후 최다인 141경기에 나와 타율 0.288·16홈런·67타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샌프란시스코 이적 후 50경기서 타율 0.269·4홈런·20타점으로 미네소타 시절에 비해 좋지 않았지만 3루는 물론 2루수와 유격수에 외야까지 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라는 강점이 있다.

황재균이 만족할만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누네스가 외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생긴다. 샌프란시스코는 좌익수 자리가 가장 큰 취약점인데, 황재균 입장에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누네스의 좌익수 이동과 자신의 주전 등극이다.

샌프란시스코 코너 길라스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다음은 우투좌타 3루수 코너 길라스피와의 플래툰 기용이다. 길라스피는 지난해 101경기서 타율 0.262·6홈런·25타점을 기록했고, 뉴욕 메츠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9회초 결승 3점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길라스피 역시 황재균과 마찬가지로 빅리그가 보장된 계약은 아니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백업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에이르 아드리안자(40경기 타율 0.254·2홈런·7타점)나 켈비 톰린슨(52경기 타율 0.292·6타점)은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가 아니다. 특히 장타력에서 황재균보다 기대치가 떨어진다.

3루수가 필요했던 샌프란시스코는 FA(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사치세 한도(1억9500만달러)를 감안해 루이스 발부에나나 트레버 플루프에게 베팅하지 않았다. 대신 황재균과의 마이너리그 계약이라는 ‘복권’을 하나 구입했다. 황재균으로선 충분히 해볼 만한 경쟁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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