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의 농구는 DB(Deonte Burton)의 뜻대로 풀린다

입력 2017-12-0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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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디온테 버튼. 사진제공|원주 DB

원주 DB의 외국인선수 디온테 버튼(23)은 복덩이다.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15경기에서 평균 22.7점·8.7리바운드·4.3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DB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상위권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해 아이오와주립대를 졸업했다. DB가 생애 첫 직장이다.

소속팀 이름마저 자신의 이니셜(DB)과 같다. DB와 DB(Deonte Burton)의 만남은 운명인 듯 하다. 버튼은 A매치 휴식기 이전까지 유독 후반에 강했다. A매치 이전 14경기에서는 전반 평균 득점이 7.5점인 반면, 후반에는 평균 14.3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팀 동료들은 물론이고 농구관계자들은 “중요한 승부처인 후반에 득점할 힘을 비축하기 위해 전반에는 공격에 덜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작 버튼은 이런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A매치 휴식기 직전 버튼은 “주변에서 하도 그런 얘기를 많이 해서 내가 전반보다 후반에 더 적극적으로 공격한다는 걸 알았다. 다만 의도하고 후반에 몰아치는 것은 아니다. 경기 내내 꾸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반에도 후반과 같은 집중력을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버튼은 자신의 말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11월 2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선두 SK와의 홈경기에서 1쿼터에만 11점을 집중시키는 등 전반에만 17점을 올렸다. 이날 경기 초반 DB가 변기훈과 애런 헤인즈의 공세가 펼쳐진 SK의 공격에 맞불을 놓으면서 팽팽한 양상을 이어간 것은 적극적인 공격에 나선 버튼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결국 DB는 후반 국내선수들의 분전까지 더해지며 91-75로 선두 SK를 잡는 기쁨을 누렸다. 버튼은 후반에도 10점을 추가해 27점·11리바운드·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SK의 외인 듀오 애런 헤인즈-테리코 화이트의 존재감도 버튼 앞에서 지워졌다. 또 SK가 자랑하는 지역방어 역시 무용지물이었다.

버튼은 “상대 지역방어에 신경 쓰지 않는다. 돌파 해보고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된다”고 했다. DB의 농구는 DB(디온테 버튼)의 뜻대로 풀린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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