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야왕’ 추신수, 반가운 그의 유쾌함

입력 2018-03-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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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가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화이트삭스전을 마친 뒤 라커룸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취재진을 향해 장난을 치며 입을 가리는 추신수. 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야구를 대하는 ‘진지함’은 추신수(36·텍사스)를 설명하는 데 있어 빠뜨릴 수 없는 부분이다.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면 항상 무거운 분위기로 진지한 고민에 빠지는 게 추신수 특유의 캐릭터다.

1일(한국시간)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텍사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가 열렸다.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추신수는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당장 새롭게 도전하는 ‘레그킥’에 타이밍을 맞추려는 듯 아직은 자신이 생각하는 과정의 단계를 밟아가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만난 추신수는 “레그킥을 시작하자마자 시범경기 첫 주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며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 내내 특유의 진지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결과에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눈치가 역력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애리조나의 저온현상에 관한 날씨 이야기가 나왔다. 애리조나는 평년에 비해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 최근 스프링캠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기온이 쌀쌀하다. 1일 등판 예정이었던 LA 다저스 류현진은 감기 증세로 등판이 취소되기도 했다.

텍사스 추신수. 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류현진의 등판 불발 이야기를 전해들은 추신수는 “다저스 클럽하우스에 누가 바이러스를 보유했나 보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때 평소의 추신수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익살스러운 모습이 나왔다. 취재진 중에 다저스의 클럽하우스를 다녀온 기자들이 여럿 있었는데, 추신수는 이들을 보며 모처럼 유쾌한 농담을 건넸다.

유니폼으로 입과 코를 틀어막으며 “저리 떨어지세요. 손은 씻고 여기 오셨나”라고 말해 클럽하우스를 즉각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평소의 추신수와 다른 모습에 옆에 있던 클럽하우스 매니저도 미소를 지었다.

타격폼 수정은 추신수 본인에게 있어 야구인생의 큰 도전이다. 당장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지만, 그에게는 아직 유쾌한 모습을 보일 여유가 있다. 텍사스의 앤서니 아이어포시 타격코치가 한 말이 순간 떠올랐다. “걱정 하냐고? 그는 여전히 추신수다(He is still Shin-Soo Choo).”

글렌데일(미 애리조나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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