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의 승부수’ KIA, 수성이냐 추격이냐

입력 2018-04-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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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맨 왼쪽) 감독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8회말 선수들을 모아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호랑이 군단의 올해 정규시즌 출발은 초반 승수 쌓기에 성공했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우승후보로는 KIA를 뽑겠습니다.”

KIA는 2018시즌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공의 적’이었다. 올 시즌 우승 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나머지 9개 팀 사령탑 대부분은 ‘디펜딩 챔피언’인 호랑이 군단을 택했다.

단순히 우승컵을 가장 최근에 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강팀의 면모가 올해도 이어진다는 점에서 타 팀에 공포의 메시지를 심어주기 충분했다. KIA는 2017시즌에 KBO리그 역대 팀 최고타율(0.302)과 최다안타(1554개) 기록을 세웠고, 투수진에서는 헥터 노에시와 양현종, 원투펀치가 무려 40승을 합작했다. 공수에서 날카로운 발톱으로 9년 만에 통합우승의 성과를 만들었다.

외국인선수 재계약과 국내선수 프리에이전트(FA) 등 비시즌 난제가 있었지만, 조계현 신임단장은 일사천리로 계약을 이끌어내며 전력누수를 ‘0’으로 만들었다. 오히려 정성훈이라는 걸출한 베테랑 자원까지 팀에 데려오며 전력을 향상시켰다.

이 때문에 2018년의 KIA가 2017년의 KIA와 동일한 행보, 혹은 그 이상을 걸을 것이라는 추측이 시즌 전부터 예상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것은 KIA의 정규시즌 순항이었다.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5회초 선두타자 KIA 최형우가 솔로홈런을 때리고 3루 김종국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는 2017년 4월 14일에 단독 1위에 오른 후 정규시즌이 종료되는 10월 3일까지 단 한번도 2위로 내려앉은 적이 없었다. NC와 두산에게 공동 1위를 각각 한 차례씩 허용했지만,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며 결국 정규시즌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눈여겨볼 점은 당시 KIA가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간 4월 14일이다. 2017시즌은 3월 31일에 개막했는데, KIA는 리그 초반 혼돈의 2주를 평정하고 난 뒤 보름 만에 ‘1강’ 자리에 올랐다. 당시 14일까지 KIA가 기록한 승률은 0.750(9승3패). 초반 승수 쌓기에 성공하며 이후 계속 ‘수성’을 하는 입장에서 정규시즌을 치렀다.

그런데 2018년의 KIA는 출발이 조금 다르다. 2일까지 펼쳐진 8경기에서 승률 5할(4승4패)을 기록 중이다. 하위권 후보로 꼽혔던 KT~삼성~LG를 만났던 것을 감안하면 KIA 입장에서는 썩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다.

2018시즌 개막 후 보름이 되는 날은 오는 7일이다. KIA는 3일부터 SK와 3연전을 치른 뒤 6일부터는 넥센을 만난다. 만만치 않은 상대와의 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KIA가 2017시즌에 만든 좋은 기억, 리그 초반 ‘보름의 승부수’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SK~넥센으로 이어지는 6연전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거둬야 한다.

보름이 지난 시점에서 KIA가 받아든 성적표는 과연 무엇일까. 호랑이 군단은 이번에도 1위로 ‘지키는 입장’을 고수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추격자의 입장’에서 후일을 도모할까.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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