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치킨테러에 굴하지 않고 ‘퇴근길 이벤트’ 지속

입력 2018-04-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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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퇴근길 이벤트. 박세웅이 팬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장면. 사진|자이언츠TV 캡쳐

롯데 이대호(35)는 3월 31일 ‘치킨테러’를 당했다. 롯데가 NC에 패해 개막 후 7연패를 당한 날이었다. 이로써 롯데는 3월 한 달, 1승도 얻지 못했다. 이날 롯데의 홈 필드 사직구장에는 만원관중(2만 5000명)이 입장했다. 사람이 많았던 만큼 ‘선을 넘은 이’도 개중에 있었다. 롯데가 9회초 5점을 내줘 5-10으로 패하자 일부 극소수 팬이 일탈했다. 롯데는 전통적으로 소위 ‘퇴근길 이벤트’를 해오고 있다.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를 차용한 것으로 야구장에서 주차장까지 선수들의 동선을 팬들에게 노출한다. 선수들은 좌우로 둘러싼 롯데팬들과 악수를 나눌 수 있고, 미리 야구단에서 준비한 과자봉지를 나눠주기도 한다.

지난 31일 이대호가 퇴근길에 치킨박스를 맞는 장면. 사진|유튜브 캡쳐


그런데 이대호가 이 길을 지날 때, 어떤 팬이 등 뒤에서 치킨박스를 던져 ‘저격’했다. 수많은 팬들이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었기에 이대호가 맞는 장면이 고스란히 나왔다. 이대호는 순간 깜짝 놀라 뒤를 쳐다봤지만 곧 참고 가던 길을 갔다.

1일 사직구장은 그런 사고를 겪은 뒤인지라 더욱 숙연했다. 이대호도 별 말이 없었다. 그러나 롯데 구단은 “이런 불미스런 일 때문에 ‘퇴근길 이벤트’를 그만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돌발테러가 두려워 팬과 선수들이 만날 수 있는 의미있는 기회를 빼앗지 않겠다는 뜻이다.

다만 경호의 강도는 조금 강화했다. 1일 NC전에서 롯데는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그 덕분인지 ‘퇴근길 이벤트’ 통로에 가득 찬 롯데팬들은 박수와 환호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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