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다소 싱겁게까지 느껴졌던 우승이었지만, 정작 당사자는 경기를 마친 뒤 마지막까지 자신을 짓눌렀던 남모를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의 뒤를 이어 역대 두 번째로 PGA 챔피언십 2연패를 달성한 브룩스 켑카(29·미국)는 20일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어려운 하루였다. 또한 쉽지 않은 코스 세팅이었다. (오늘은) 전쟁 그 자체였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켑카는 3라운드까지 7타 차이 단독선두를 달리면서 우승을 일찌감치 예약했다. 그러나 최종라운드 후반 4연속 보기로 주춤하면서 선두를 내줄 위기를 맞았다. 2위 더스틴 존슨(35·미국)이 막판 난조를 보이지 않았다면 우승 경쟁은 마지막까지 갈 가능성도 높았다.
켑카는 “더 이상 홀을 돌지 않아도 돼 다행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선 1~3라운드와 달리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이날의 경기를 되돌아보면서였다. 켑카는 이어 “14번 홀까지의 4연속 보기는 충격적이었다. 언제 4연속 보기를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면서 자책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때로는 메이저대회 우승이 더욱 쉬울 때가 있다”고 이야기하던 자신감이 한층 사그라진 모습이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