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 경기를 패한다? 한 경기 패배만으로도 상당한 내상을 입는 KBO리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더블헤더 전패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악몽이다. 반대로 하루 2승을 챙긴다면 더할 나위 없는 상승곡선이 되겠지만, 무리수를 두면 안 된다. 이 때문에 더블헤더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1승1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탓에 지각개막하면서 이미 2009년 이후 11년 만에 최다인 7차례의 더블헤더를 소화했다. 시즌 종료 시까지 숱하게 늘어날 텐데, 절반에 가까운 3차례의 더블헤더에서 스윕이 나왔다. 대부분의 감독들이 제1경기에 승부수를 띄우는데 이 경기에서 패하면 모든 것이 꼬이기 때문이다. 사령탑으로는 올해가 첫 더블헤더 경험인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은 “1교시 시험을 잘 봐야 2교시 시험도 잘 칠 수 있다”는 말로 1차전 승부수를 강조한다.
KBO리그 역사상 더블헤더 승률이 가장 안 좋은 팀은 롯데 자이언츠(324경기·0.418)다. 당연히 하루에 2패를 당한 경험도 45차례로 가장 많다. 최근 역사도 이를 뒷받침한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막차 싸움이 한창이던 2015년(두산 베어스), 2018년(KT 위즈) 모두 홈에서 더블헤더 전패를 당하며 가을 꿈을 접어야 했다.
하루 2패의 후유증은 이처럼 짙다. 이러한 패턴은 근래 보기 드물게 많은 더블헤더가 열리는 올해 되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블헤더 스윕은 시즌 막판 순위 싸움을 지켜보는 가장 큰 흥미요소가 될 전망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