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사진제공|전북 현대 모터스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그는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을 거쳐 ‘당대 최강’으로 군림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입단해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했다. 리그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까지 두루 경험했다. 이어 퀸즈파크레인저스(잉글랜드)에 잠시 몸담은 뒤 에인트호벤으로 돌아가 2014년 은퇴하면서 지도자가 아닌 행정가에 뜻을 뒀다. 스포츠 석사과정인 FIFA 마스터스 코스를 밟은 이유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사회공헌위원, 국제축구평의회(IFAB) 자문위원,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한 그는 “K리그 최고 클럽에 합류해 영광스럽다. 전북과 함께 할 일에 기대가 크다”며 “내 경험을 클럽과 공유하겠다. 특히 유소년 분야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북 입성 배경은?
“김상식 감독께서 지난 12월 먼저 연락을 줬다. 유럽에서 경험한 부분을 공유해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줬다. 클럽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날 원하는 느낌도 받았다.”
-정확한 역할은 무엇인가?
“전북은 이미 K리그 최고의 팀이다. 다만 유소년과 시스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구단의 방향을 좀더 알고, 업무 파악을 해야 한다. 전북이 어떤 길로 향할지 논의하며 발전시키고 싶다.”
-협회에서도 유소년 정책을 맡았다.
“유소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프로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1군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전북 유스에서 많은 선수들이 나왔으면 한다. 이상과 현실이 다를 수 있으나 최대한의 변화가 중요하다.”
-2002년 멤버들이 K리그에 많이 입성했다.
“특별한 시대를 공유한 이들이 다른 모습으로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게 됐다.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 때 받은 혜택을 어떻게 되돌릴지 고민해왔다. 저마다의 역할이 달라 ‘맞대결’이란 표현이 맞는지 몰라도 기대가 크다. 모두 K리그 흥행에 불씨가 됐으면 한다.”
-구체적 포부가 있나?
“전북의 현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일단 가장 중요하고 변화를 줄 부분은 유소년이다. 유럽에서 유소년 정책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잘 알고 있다. 예산도 많이 필요할 텐데, 전북이 모쪼록 K리그를 선도했으면 한다. 전북이 뭔가를 하면 다른 팀들이 따라하는 리딩 클럽이 됐으면 한다.”
-업무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당장은 한국에 머물 생각은 없다. 영국에서 지도자 과정을 이수 중이다. 사정상 온라인 과정만 마쳤다. 전북에는 최소 분기별로 찾아 장기 체류하며 업무를 할 것 같다. 온라인 미팅도 많이 할 것이다.”
-지도자의 길도 생각하나?
“프로 감독은 생각 없다. 유소년에는 관심이 있다. 선수가 지도자로 변신하는 과정을 알고 싶어 지도자 교육을 밟는 것이다. P레벨은 생각 없다. B라이선스까지 취득하겠다. K리그의 행정가를 막연히 생각했는데 기회가 빨리 왔다.”
-아마추어 시절, K리그 입단도 생각했는지.
“수원에서 나고 자랐다. 수원 삼성 입단을 꿈꿨다. 그러나 K리그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전북에 입성했다. 클럽월드컵에서 전북과 맨유가 만나도 전북을 응원할 것이다.”
고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