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선수를 뽑고 점검한다는 벤투 감독, 이게 최선인가요?

입력 2021-05-25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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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은 6월 국내서 열릴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H조 여정에 나설 태극전사 명단을 24일 공개했다. A대표팀은 투르크메니스탄(5일)~스리랑카(9일)~레바논(13일·이상 고양종합운동장)과 차례로 격돌해 최종예선 진출 여부를 가린다.

3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소집을 앞두고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선발됐다. A대표팀은 통상적으로 23명, 많아야 26명 가량을 뽑았는데 이번에는 28명이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영향을 끼쳤다. 여러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28명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의문이 있다. 현 시점에서 정말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 선택됐는지다. 일부 선수들은 여러 이유로 최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중앙수비수 김영권(감바 오사카), 또 다른 센터백 박지수(수원FC), 왼쪽 풀백 홍철(울산 현대) 등이 대표적이다.

3명 모두 페이스가 좋지 않다. 김영권은 올 시즌 공식경기 출전이 1회에 불과하다. 0-3 참패로 끝난 3월 원정 한·일전이다. 일본 J리그에선 출전 기록이 없다. 2021시즌 개막 이후 팀 내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3월을 통째로 날린 데다, 허벅지 부상으로 최근까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이 부상도 몸이 온전치 않은 가운데 무리하게 나서야 했던 한·일전에서 입은 것이라 더욱 안타깝다. 일본 언론들이 김영권의 이번 발탁에 대해 의문을 표한 이유다.

K리그2(2부) 김천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앞두고 얼마 전까지 K리그1(1부) 수원FC에서 뛴 박지수는 심적 부담이 상당하다. 거듭된 판정 논란에 시달리면서 정상적 플레이를 보이지 못해왔다. 무리하고 위험한 장면이 눈에 띄게 늘었다.

홍철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울산이 17경기를 소화한 ‘하나원큐 K리그1 2021’에서 그는 7경기만 뛰었을 뿐이다. 최근에는 벤치에도 제대로 앉지 못했다. A대표팀이 풀백 6명을 뽑았으니 홍철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홍철은 결장이 많아도 꾸준히 기회를 얻었고, 출전 자체가 없던 김영권은 원하는 수준의 컨디션이 아닐 수 있으나 팀에 꼭 필요해 뽑았다”고 설명한 벤투 감독은 “홍철과 김문환(LA FC)은 (소집 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선수부터 뽑아놓고 점검하겠다는 뉘앙스인데, 순서가 잘못됐다. 일각에선 “벤투 감독의 철학을 이해하는 선수들을 중용하는 것“이라고 하나 오히려 이런 기회에 A대표팀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인력 풀(Pool)을 확대했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더욱이 회복에 전념해도 부족할 선수들을 거듭 차출하면서 벤투 감독의 ‘최적의 컨디션과 최상의 경기력’이라는 선수 선발 기준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A대표팀 의무팀이 소속팀들과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진행했다면 나오기 어려운 선수 선발이 반복되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선수 선발이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진행됐다는 벤투 감독의 항변에 힘이 실리지 않는 이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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