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태극전사 이기제 “프리킥? 왼발 존은 손흥민한테 부탁 해야죠”

입력 2021-05-26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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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이기제.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올 시즌 ‘명품 왼발’을 선보이며 처음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이기제(30·수원 삼성)는 “국가대표는 어릴 때부터 꿈이다. 30대의 나이에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선발돼 영광스럽다”며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기제는 26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소집 명단에 포함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역대 A대표팀 최고령 발탁 순위에서 7위(29세 319일)를 마크했다. 대표팀에서도 고참에 속한다. 하지만 그는 “축구할 때는 나이 상관없다. 경기장 안에서는 다 친구다. 별로 신경 안 쓴다”고 했다. 또 마음가짐도 느긋하다. 그는 “대표팀엔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배울 점이 많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기제는 ‘철인’다. 올 시즌 K리그1(1부) 18경기를 모두를 뛰었다. 팀 내 유일한 풀타임 출전이다. 수원 박건하 감독이 “교체 없이 뛰면서 내색 없이 묵묵히 이겨 내줘 고맙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힘들지 않다”고 했다. 비결을 묻자 “잘 쉬고 잘 먹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털어놓았다.

이기제는 군 제대 후 기량이 늘었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지난해 9월까지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하면서 김포시민축구단에서 뛰었다. 그는 “강한 훈련 덕분에 체력이 많이 늘었다”고 했다. 이어 “그곳에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공격수도, 미드필더도 해봤기 때문에 이젠 상대가 어떤 플레이를 하는 지 안다. 그래서 수비하기 편하다”고 밝혔다.

대표팀에서 왼쪽 윙 백은 무주공산이다. 이기제에게도 주전 가능성이 열려 있다. 경쟁자는 홍철(울산 현대) 강상우(포항 스틸러스) 등이다. 이기제는 “홍철과 친하다. 축하 연락도 받았다”면서도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기제의 이번 시즌 기록은 4골·3도움으로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다. 특히 왼발 프리킥이 명품이다. 팬들 사이에선 ‘미친 왼발’로 불린다. 위기 때마다 그의 왼발은 번쩍였다. 4골 중 2골을 프리킥으로 넣었다. 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도 “세트피스 능력이 큰 장점”이라고 칭찬했다.

대표팀에서도 해보고 싶은 것을 묻자 그는 “내 장점인 데드볼 상황이나 프리킥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대표팀의 전담 키커는 손흥민(토트넘)이다. 이에 대해 “오른발 존은 욕심 없다. 대신 왼발잡이가 찰 수 있는 위치라면 손흥민한테 부탁할 것”이라며 웃었다.

수원|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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