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말 무사 두산 양석환이 좌월 솔로 홈런을 쳐낸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양석환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 5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2홈런 2타점 2득점의 맹타로 팀의 9-3 완승을 이끌었다. 홈런만 두 방을 쏘아 올리며 최근의 부진까지 깨끗이 씻어냈다.
양석환은 올 시즌 개막 직전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팀은 바뀌었지만, 한 지붕 두 가족인 두 팀의 트레이드로 인해 계속 익숙한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쓸 수 있었다. 적응이 따로 필요 없다는 것은 그에게 상당한 이점이었다.
양석환은 4월 한 달간 타율 0.304, 3홈런, 18타점, 8득점으로 활약하며 빈약했던 두산의 1루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팀을 옮기자마자 두산에 없어선 안 될 핵심자원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5월 들어선 타격감이 떨어져 조금씩 시즌 타율도 하락했다. 3할대로 출발했던 시즌 타율이 어느새 2할대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25일까지는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67로 크게 부진했다.
양석환은 재도약의 발판을 반드시 마련해야 했다. 그리고 그 상대는 좋은 기억을 품고 있는 한화였다. 그는 앞선 한화와 3경기에서 타율 0.462,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2회말 첫 타석에선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선두타자로 나선 4회말 2번째 타석에선 곧바로 대포를 가동했다.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한화의 바뀐 투수 김종수를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겼다. 2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이은 2연속경기홈런이었다.
양석환은 7회말에도 아치를 그렸다. 이번에도 이닝 선두타자로 나서 왼쪽 담장을 또 넘겼다. 팀이 7-0으로 달아나는 쐐기포였다. 2경기에서 3홈런을 뽑는 괴력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에서 유독 홈런 생산력이 좋다. 26일까지 올 시즌 8개의 홈런을 친 양석환은 이 중 5개를 잠실구장에서 쏘아 올렸다. 홈경기가 많은 것을 고려해도 상당히 높은 비율이다.
지난해 두산의 거포 중 한 명이었던 오재일(현 삼성 라이온즈)은 16홈런을 기록했는데, 잠실에서 터트린 홈런은 3개에 불과했다. 좌·중·우 어디로든 외야까지 거리가 먼 잠실구장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양석환의 맹활약을 앞세워 승리를 거둔 두산은 3연승의 콧노래를 불렀다. 선발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6이닝 5안타 9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5승(3패)째를 챙겼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