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윤석민·김태균’ 팀 역사 한 페이지 장식 후 떠난 전설들

입력 2021-05-3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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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윤석민(가운데). 사진제공|기아타이거즈

한 시대를 풍미한 투수와 야수가 5월 마지막 주말 차례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KIA 타이거즈 윤석민(35)과 한화 이글스 김태균(39)이 각각 30일과 29일 은퇴식을 치렀다.

윤석민은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KIA전의 특별 시구자로 나섰다. 자신이 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때의 등번호 ‘21’을 다시 달고 마운드에 올랐다. 프로 마운드에서 마지막 공을 힘차게 던지며 홈팬들로부터 열띤 응원의 박수를 받았다.

2005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KIA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한 윤석민은 타이거즈의 ‘우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간 주자였다. 개인통산 398경기에 등판해 77승75패86세이브, 평균자책점(ERA) 3.29의 성적을 남겼다.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여러 국제대회에서도 화려한 활약으로 야구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윤석민은 이날 그라운드를 떠나며 “1%의 아쉬움 정도만 남아있다. 동기들, 또 나보다 선배들이 아직도 현역으로 뛰는 걸 보면 ‘나도 더 하고 싶다’는 아쉬움이 밀려오기도 한다. 하지만 여러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지금의 삶도 매우 행복하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기억에 남는 경기를 묻는 질문에 “선발 전환 후 첫 승을 거뒀던 경기다. 계속 승운이 따르지 않다가 완봉으로 승리를 챙겼는데, 그 경기(2007년 4월 22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가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답했다.

최고의 시즌은 단연 투수 4관왕을 차지한 2011년이다. 윤석민은 당시 17승5패, ERA 2.45, 178삼진, 승률 0.773의 활약으로 다승, ERA, 삼진, 승률 부문에서 모두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메이저리그에도 도전하며 선수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커리어를 쌓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으로 인해 국내 복귀 후에는 2015년 30세이브를 끝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윤석민은 “마운드에 오래 서 있는 투수가 되고 싶었다. 그게 가장 큰 후회로 남는다. ‘조금만 더 건강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승과 100세이브를 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현역으로 있을 때 둘 다 하고 싶었는데, 결국 하지 못했다. 둘 중 굳이 선택하라면 역시 100승을 놓친 게 더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한화이글스


한화 김태균은 2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은퇴 및 영구결번식을 가졌다. 한화 구단은 김태균의 등번호인 ‘52’를 팀의 4번째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김태균은 이날 은퇴선수 특별 엔트리를 통해 잠시 그라운드를 밟기도 했다. 홈구장을 찾은 한화 팬들은 떠나는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한화는 그야말로 화려하게 그의 은퇴 및 영구결번식을 준비했다. 경기 전후로 팬들과 인사를 나눌 시간을 충분히 마련했고, 각종 영상 및 이벤트를 통해 떠나는 전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구장의 하늘을 수놓은 ‘드론쇼’는 그 중에서도 단연 압권이었다. 은퇴식에서만큼은 울지 않겠다고 말한 김태균이지만, 구단의 정성에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끝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광주|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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