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성분 담배 구입’ KIA 외인 에이스 브룩스, 구단으로부터 퇴단 조치

입력 2021-08-09 20:5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 브룩스. 스포츠동아DB

KIA 브룩스. 스포츠동아DB

KBO리그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외국인투수가 대마초 성분이 함유된 담배를 구입했다가 적발돼 구단으로부터 퇴단 조치를 받았다.

KIA 타이거즈는 9일 “외국인투수 애런 브룩스(31)를 퇴단 조치했다. 브룩스가 미국에서 주문한 전자담배가 8일 세관 통관 과정에서 대마초 성분이 검출됐다. 브룩스는 8일 관계당국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조사를 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선 대마초를 마약류로 간주한다. 성분을 인지했는지 여부를 떠나 브룩스가 문제의 전자담배를 주문했다는 사실만으로 불법행위다.

브룩스는 지난해 KIA 유니폼을 입고 올해로 2년째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투수다. 2020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51.1이닝을 소화하며 11승4패, 평균자책점(ERA) 2.50을 기록했다. 미국에 있는 아들의 교통사고로 시즌을 온전히 치르지 못했는데도 KBO리그 데뷔 시즌에 10승 넘게 거두는 인상적 활약을 보여줬다.

이에 KIA는 2021시즌을 앞두고 120만 달러(약 13억7000만 원)의 거액 재계약을 안겼다. 브룩스는 올 시즌 전반기 13경기에서 3승5패, ERA 3.35를 기록했다. 6월 팔꿈치 부상으로 공백이 있었으나, 2020도쿄올림픽 휴식기 동안 구위를 회복하면서 후반기 역투를 기대케 했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로 인해 KIA 유니폼을 벗게 됐다. 브룩스는 구단을 통해 “한국에서는 대마초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문제가 된 전자담배는 대마초 성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주문했다. 나의 과실로 팬과 구단, 팀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게 돼 너무 죄송스럽다”고 전했다.

KIA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아울러 퇴출을 의미하는 임의탈퇴 공시를 KBO에 요청하기로 했다. KIA는 “윤리헌장 선포와 함께 지속적으로 클린베이스볼 실현과 프로의식 함양에 대해 교육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단 소속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로 조사를 받고 있어 팬들께 대단히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구단 핵심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굉장히 심각하게 인지하고 받아들였다. 어떠한 이유로라도 국내에서 뛰는 프로선수는 대마초와 연루돼선 안 된다. 내부적으로 긴 논의를 거쳤고, 브룩스를 퇴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건을 인지한 과정에 대해선 “브룩스가 자신이 관계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는 것을 통역 직원을 통해 먼저 구단에 알려왔다.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즉각 신고했고, 퇴단 조치에 대해서도 선수 본인과 면담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