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훈련장에 캡틴이 없다? 기성용이 1차 캠프에 빠진 사연 [현장리포트]

입력 2022-0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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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1부) ‘전통의 명가’ FC서울의 2021시즌은 아픔과 희망이 공존한 시간이었다. 우승 도전을 조심스레 기대했지만 시즌 초부터 추락을 거듭한 끝에 급기야 파이널B(7~12위)까지 내려앉았다. 다행히 반전이 이뤄졌다. 안익수 감독이 부임한 뒤 치른 11경기에서 6승4무1패, 파이널B 최고 순위(7위·승점 47)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잔류 임무를 성공리에 완수한 안 감독은 지난달 시즌 결산 기자간담회에서 “2022시즌을 더 기대하게 만든 공신들이 있다”며 베테랑 3총사를 언급했다. 중앙 미드필더와 방패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오스마르(34·스페인)와 ‘다용도 공격수’ 고요한(34), ‘중원의 마스터 키’ 주장 기성용(33)이다. “베테랑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서울의 유망주들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줬다. 그라운드에서 좋은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해줬다”고 안 감독은 평가했다.

서울 선수단은 지난 시즌 막판의 환상적 퍼포먼스를 이어가기 위해 일찌감치 새 시즌 준비에 나섰다. 새해 첫날 경남 남해로 이동해 1차 동계훈련을 시작했다. 그런데 모두가 참가하진 않았다. 외국인선수들과 함께 기성용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유가 있다. 예우이자 배려다. 서울은 총 3단계 훈련을 계획 중인데, 14일까지 이어질 1차 훈련 프로그램은 체력 위주로 짜였다. 12월 프리시즌을 알차게 보낸 주장이 굳이 초반의 체력훈련부터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안 감독은 판단했다. 기성용은 “휴식기는 부족함을 채우는 시간이다. 시즌 준비에 앞서 최상의 몸을 만들기 위해 일찍 준비해야 한다”며 개인훈련에 몰두했다.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과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고참들을 묶어 같은 강도로 훈련시키는 것은 비생산적이다. 오히려 베테랑들은 몸 상태와 컨디션을 스스로 살피며 적절한 관리를 해주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안 감독은 “고참들은 혼자 잘해선 안 된다. 후배·동료를 이끌어주는 작은 리더다. 충분한 휴식으로 심신이 충분히 안정된 상태로 훈련에 오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기성용이 줄곧 쉬지는 않는다. 주축들과 빠르게 재계약하고 필수 포지션에 대한 보강을 진행 중인 서울은 17일부터 25일까지 2차 훈련을 실시하는데, 베테랑들은 이 무렵 합류할 예정이다. 이어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는 경남 거제로 장소를 옮겨 최종 담금질에 나선다.

남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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