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 뭉칩니다” 이상적 승리 거둔 LG, 3년 만에 ‘잠실의 봄’ 만끽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 두산에 5-0으로 승리한 LG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완벽한 잠실더비 승리다.

LG 트윈스는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경기에서 5-0으로 이겼다. LG는 201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두산과 시즌 첫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LG가 라이벌 두산과 시즌 상대전적을 우세로 마감한 것은 2014년(8승7패1무)이 마지막이다. 2015년은 8승8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이후 6년간 열세에 놓였다. 두산과 시즌 첫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한 2018년에는 단 1승(15패)에 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류지현 LG 감독이 부임한 뒤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6승7패3무로 대등히 싸웠고, 올해는 시즌 첫 3연전부터 2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이번 3연전에서 1번타자 박해민과 3번타자 홍창기 조합이 특히 빛났다. 둘은 타순 연결이 끊이지 않게 힘쓰며 22일 팀에 귀한 승리를 안겼다. 이날도 1-0으로 앞선 6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후속타자 문성주가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홍창기가 우전안타로 1·3루를 만들었다. LG는 이 찬스를 살려 3점을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마운드에선 선발투수 임찬규가 기대에 부응했다. LG는 경기 전까지 불펜 평균자책점(ERA)이 1.19로 1위인 반면, 선발 ERA는 4.97로 최하위였다. 임찬규~이민호~손주영~임준형 등 국내 선발진의 컨디션이 저조한 여파다. 류 감독은 “투수조장인 (임)찬규가 좋은 투구를 보여준다면 어린 후배들도 보다 편안히 던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역시나 임찬규는 5이닝 2안타 1볼넷 3삼진 무실점 호투로 화답했다. 5회말까지는 1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구속 저하가 우려됐던 직구는 최고 147㎞를 찍었다. 구속이 140㎞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힘이 실렸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와 섞어 구사하기에도 효과적이었다. 임찬규는 “국내 선발투수들은 확실한 카드가 아닐지 몰라도 단합이 잘 된다. 잘 뭉치고 함께 힘을 낸다. 전혀 약하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찬규의 뒤를 잇는 LG 불펜도 확실히 강했다. 진해수(1.1이닝)~정우영(0.2이닝)~김진성(0.2이닝)~이정용(1.1이닝)이 무실점 투구를 합작했다. 올 시즌 3번째 영봉 승이다. 시즌 12승(8패)째를 챙긴 LG는 전날(23일) 두산(11승8패)에 내준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올해는 출발이 좋다.

잠실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