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김광현. 스포츠동아DB
“꼭 ‘김광현이 던지면 이긴다’는 인상을 심고 싶어요.”
올 시즌 SSG 랜더스를 지탱한 큰 힘 중 하나는 단연 김광현(34)이다. 지난해까지 2년간 메이저리그(ML)에서 활약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ML 직장폐쇄 등의 여파로 더는 꿈의 무대에 서지 못했지만, 어느 때보다 강한 동기부여를 갖고 KBO리그로 복귀했다. 그렇기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겠다는 일념은 누구보다 강했다. 그는 “선발승 여부를 떠나 내가 등판한 날에는 팀이 꼭 이기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목표는 ‘선발등판 시 팀 승률 8할’이었다. 4일을 기준으로 김광현이 선발등판한 27경기에서 SSG는 20승1무6패를 기록했다. 약 77%의 승률이다. 당초 목표 수치에 3% 모자라지만, 충분히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릴 만했다. 김광현과 함께 팀 내 ‘유이’하게 규정이닝을 채운 외국인투수 윌머 폰트가 선발등판한 날 팀 승률(18승1무9패·약 67%)과 비교하면 더욱 돋보인다.
채우지 못한 3%의 경기에서도 김광현은 최고의 피칭을 했다. 팀이 패한 6경기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불펜이 승리를 날렸거나 득점지원이 모자랐다. 심지어 6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는데, 그 중 3번은 7이닝 이상 투구였다. QS를 기록하지 못한 1경기도 5.2이닝 1실점(비자책) 역투였다. 등판 시 팀 승률은 8할에 닿지 못했어도 김광현은 그 3%를 채우고도 남을 만한 활약을 이어갔다.
SSG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은 김광현의 공을 높이 산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해준 덕분에 KBO리그 역대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2위 LG 트윈스가 턱밑까지 추격하던 9월 중순에는 6, 11일 LG,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연속 선발승으로 숨통을 틔워줬다. 김원형 SSG 감독은 “그 덕분에 선수들이 개막 이후 최다경기 1위 기록을 놓치지 않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고 돌아봤다.
이토록 화려한 복귀 시즌이 또 있을까. 김광현은 올 시즌 27경기에서 13승2패, 평균자책점(ERA) 1.99, 이닝당 출루허용(WHIP) 1.07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선발투수들 가운데 유일한 1점대 ERA다.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2010년 한화 이글스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1.82) 이후 12년만이다. ERA는 물론 승률(0.867)도 1위다. 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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