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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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이었고, 만만치 않은 상대에게 승점 1을 얻었다. 큰 점수다.”

아쉬운 무승부였으나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은 긍정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시기만 조금 미뤄졌을 뿐, 여전히 2022시즌 K리그1(1부) 우승 트로피는 울산의 품에 안길 가능성이 절대적으로 높다.

1996, 2005년에 이어 통산 3번째 리그 정상을 꿈꾸는 울산은 1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6라운드 원정 ‘동해안 더비’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39분 바코의 선제골로 앞서다 후반 34분 포항 이호재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조기에 우승을 확정하려던 울산으로선 아쉬운 순간이었다. 고비마다 그들의 덜미를 잡아온 호적수를 상대로, 그것도 적지에서 승점 3을 쟁취해 달콤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겠다던 목표가 물거품이 됐다.

그래도 울산은 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21승10무5패, 승점 73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같은 날 2위 전북 현대가 강원FC를 1-0으로 누르고 19승10무7패, 승점 67을 만들었으나 잔여경기에서 순위를 뒤집는 것은 기적과도 같다. 승점 동률 시 순위에 영향을 주는 다득점에서도 울산(54골)이 전북(52골)을 앞선다. “우리의 안방이었다. 스틸야드에선 울산의 우승을 지켜볼 수 없었다”고 흐뭇해한 김기동 포항 감독도 “여전히 울산의 우승 확률이 99.99%가 아니냐”며 싱긋 웃었다.

그러나 만에 하나까지 신경을 쓰는 울산이다. 피치에 찬바람이 불어올 때면 괜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수년간 반복된 ‘가을 트라우마’다. 시즌 내내 승승장구하다 포항에 브레이크가 걸려, 또 전북의 ‘우승 DNA’에 밀려 준우승에 그친 악몽이 떠오른다. 35라운드 안방 ‘현대가 더비’에서 전북을 2-1로 잡고 승점 8점차까지 간격을 벌렸음에도 36라운드에서 다시 6점차로 줄어들어 과거의 기억이 살짝 고개를 들었다.

울산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홍명보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은 더 이상 우승을 미룰 수 없다는 의지다.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펼쳐질 강원과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선 어떻게든 결론을 내려 한다. 승점 1만 보태도 우승할 수 있다. 2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38라운드 최종전을 온전한 안방 우승 파티로 즐기려면 그에 앞서 매직넘버를 지워야 한다.

홍 감독은 포항 원정을 마친 뒤 선수단에 하루 외박을 줬다. 짧게나마 휴식을 취하고 몸과 마음을 다잡아 마지막 방점을 찍자는 의도에서다. 더욱이 울산은 강원에 유독 강했다. 2012년 5월 이후 패한 적이 없다. 올 시즌 3전승을 포함해 21경기에서 17승4무다. 그래도 방심할 순 없다. “끝까지 해봐야 한다”며 최용수 강원 감독이 총력전을 선언한 만큼 울산으로도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