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KGC인삼공사 배구단 SNS
지난 시즌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도 4위에 머문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감독을 교체했다. 남자부 삼성화재 사령탑에서 물러난 고희진 감독(42)을 영입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고 감독은 팀의 리더를 바꿨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소영(28)에게 주장 완장을 건넸다. 또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다. 지난 시즌 페퍼저축은행에서 뛰며 V리그를 경험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엘리자벳(23·헝가리)에게 막중한 임무를 맡겼다.
국가대표팀 차출 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고 감독은 오직 시즌 준비에만 집중했다. 그동안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에게 손을 내밀었고, 신인들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줬다.
KGC인삼공사는 26일 원정으로 열린 2022~2023시즌 1라운드 첫 경기에서 풀 세트 접전 끝에 IBK기업은행을 3-2로 물리쳤다. 고 감독은 여자배구 정규리그 데뷔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날 히어로는 이소영이었다. 지난 시즌 자유계약(FA) 최대어로 KGC인삼공사에 둥지를 틀었지만 기대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이소영은 이날 보란 듯이 펄펄 날았다. 공격성공률 44.32%와 리시브효율 46.15%를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 걸쳐 가장 돋보였다.
이소영은 비시즌 동안 어깨 부상으로 고생했다. 국가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것도 부상 때문이다. 개막을 앞두고 꾸준히 재활하며 몸을 만든 이소영은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고 싶어 더 열심히 했다”며 고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엘리자벳도 자신의 몫을 다해줬다. 블로킹 4개 포함 32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를 기록했다. 범실이 10개로 조금 많긴 했지만 필요한 순간에 과감한 승부를 펼친 것이 인상적이었다. 세터와 호흡을 맞춰간다면 앞으로 더 많은 활약이 기대된다.
고 감독의 과감한 신인 기용도 눈길을 끌었다.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6순위 최효서(18·리베로)와 1라운드 4순위 박은지(18·세터)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최효서는 리시브와 디그에서 빛을 발했다. 개막 이전부터 고 감독은 “최효서를 지켜봐 달라”고 할 정도로 기량에 대한 믿음이 컸다. 베테랑도 긴장될 수밖에 없는 5세트에 선발로 투입된 박은지도 무덤덤한 표정과 과감한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다. 앞으로 출전 기회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고 감독은 “우린 주전이 정해지지 않았다. 훈련과정에서 좋은 선수가 언제든 들어간다”면서 선의의 무한 경쟁을 표방했다. 경력과 명성이 아니라 오직 실력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어 “성적도 중요하지만 이 팀의 문화와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래야만 장기 레이스를 끌고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KGC인삼공사는 29일 김연경(34)의 흥국생명을 상대로 홈에서 1라운드 2차전을 갖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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