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의 홈런 볼을 주운 20세 여대생 아카츠 유나 씨.
일본 야구매체 풀카운트 트윗 캡처.
일본 대표팀의 간판 오타니는 12일 호주와의 조별리그 4차전에서 이번 대회 첫 홈런(3점포)을 터뜨렸다. 1회 무사 1·2루에서 상대 좌완 선발 윌 셰리프의 2구 변화구를 통타 해 도쿄돔 외야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타구는 그의 얼굴이 새겨진 초대형 광고판을 직격하고 관중석으로 떨어졌다.
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물’을 주운 행운의 주인공은 아카츠 유나(20)라는 이름의 여대생이다. 일본에선 이 여성이 홈런 볼을 주운 후 한 행동에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홈런 볼을 주변 사람들도 만지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공을 돌렸다. ‘국민스타’ 오타니의 홈런 공을 보다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배려 한 것이다.
이에 일본 야구팬들은 아름다운 모습이라며 감동했다. 특히 누군가 강탈해가는 사고 없이 무사히 주인에게 되돌려 준 점이 아름답다는 지적이 많다.
오타니의 홈런 볼을 돌려가며 만져보고 있는 관람객들. 미국 FOX스포츠 트윗 캡처.
일본 밖에서도 화제다.
WBC 주최 측은 ‘누구나 오타니 쇼헤이가 WBC에서 남긴 역사의 일부를 갖고 싶어 한다’며 해당 상황을 담은 영상 공개했다. 이에 “나누는 것은 배려다”, “이건 최고다. 놀랍다”, “일본의 문화는 다르다”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한편 아카츠 씨는 후쿠시마 현 이와키 시에서 가족과 함께 와 관람하다 행운을 잡았다. 홈런이 터지면 잡으려고 글러브도 챙겨왔다. 다만 오타니의 홈런공은 광고판을 맞고 그의 발밑으로 굴러와 맨손으로 잡았다고. 가족의 영향으로 야구팬이 된 그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소프트볼에 빠져 살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생 동안의 운을 다 쓴 것 같다. 방에 소중히 장식하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