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 이정현(뒤)이 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모비스와 6강 PO 2차전 도중 게이지 프림을 앞에 두고 점프 슛을 시도하고 있다. 이정현은 3점슛 4개를 포함해 34점을 터트리며 팀의 86-79 승리에 앞장섰다. 사진제공 | KBL
캐롯은 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 원정경기에서 이정현의 3점슛 4개를 포함한 34점 활약을 앞세워 울산 현대모비스를 86-79로 꺾었다. 구단 역사상 첫 PO 승리다. 1승1패로 균형을 이룬 두 팀의 3차전은 장소를 고양체육관으로 옮겨 6일 펼쳐진다.
반격의 1승이 절실했던 캐롯 김승기 감독은 “오늘 지면 사실상 끝 아니겠나. 그런 측면에서 선수들에게 승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3점슛이다. 많이 던져 승부를 보겠다”고 전략의 일부를 공개했다.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은 1차전을 잡았지만 걱정이 있었다. 전날(3일) 팀 분위기가 들떴다고 느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탓인지 1차전 대승으로 훈련 때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조 감독은 “서울 SK의 6강 PO 1차전을 보니 확실히 팀이 잘 잡혀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흔들림이 없더라. 우리도 그런 부분은 갖춰나가야 한다”고 바랐다.
출발은 현대모비스가 좋았다. 조 감독의 걱정과 달리 준비했던 수비가 효과를 보면서 캐롯의 주득점원 이정현을 1쿼터 3점으로 막았다. 공격에선 최진수(6점)와 서명진(16점·4어시스트)이 내·외곽에서 힘을 냈다. 현대모비스는 24-15로 1쿼터를 마쳤다.
하지만 조 감독이 우려한 부분이 2쿼터에 드러났다. 식스맨들이 본격 투입되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4개의 실책이 나오면서 쫓기기 시작했고, 캐롯에 수차례 외곽슛을 허용해 1쿼터에 벌어놓은 점수를 다 잃었다. 캐롯은 2쿼터 막판 디드릭 로슨(23점·16리바운드)의 덩크슛에 힘입어 36-35로 역전한 채 하프타임을 맞았다.
사진제공 | KBL
현대모비스는 3쿼터 중반까지도 흔들렸다. 실책을 남발하며 45-52로 끌려갔다. 하지만 현대모비스의 젊은 선수들은 갑자기 식기도 했지만, 불타오르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3쿼터 중반 공격력을 되살려 2분여 만에 54-52로 재역전했다. 신민석(7점)의 3점포, 김태완(8점)의 스틸에 이은 함지훈(7점)의 속공으로 59-52로 격차를 벌리며 경기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하지만 캐롯은 1차전과 달리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4쿼터 시작 후 5분여 만에 3점슛 3개를 포함한 외곽 공격을 중심으로 75-72로 리드를 되찾았다. 이후 캐롯은 이정현과 로슨이 꾸준히 득점하고, 상대 파울까지 얻어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캐롯이 더 냉정했다.
울산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