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문동주. 스포츠동아DB

한화 문동주.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문동주(20)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에서 현재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니는 투수다. 우완 정통파인 그는 ‘파이어볼러’의 면모를 한껏 발산하며 등판할 때마다 시속 16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문동주는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KBO리그 국내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시속 160㎞를 돌파했다. 당시 선발등판한 그는 1회말 KIA 박찬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시속 160.1㎞의 광속구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았다.

문동주는 18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다시 한번 160㎞ 고지를 밟을 뻔했다. 그러나 이날 최고구속은 고작(?) 1㎞ 부족한 159㎞가 찍혔다. 강속구를 앞세워 두산 타선을 상대로 5.2이닝 8탈삼진 무실점의 괴력투를 뽐냈다.

문동주가 19일까지 올 시즌 기록한 성적은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ERA) 1.08(16.2이닝 2자책점)이다. 이처럼 쾌조의 페이스를 보이고 있음에도 한화는 19일 ‘관리 차원’에서 그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우리의 원래 계획 중 일부다. 3번의 등판 후 한 번은 휴식차 엔트리에서 말소하려고 했다. 앞으로도 비슷한 방식으로 휴식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동주도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해 다음 등판에선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화 문동주.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한화 문동주.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18일 두산전에서 시속 160㎞를 찍지 못한 것에 대해선 전혀 아쉬움을 드러내지 않았다. 문동주는 “구속 욕심은 없다. 18일 경기에서도 ‘공을 세게 던지자’는 마음은 전혀 없었다. 지금은 (등판 중) 힘을 최대한 많이 쓰지 않고, 그 힘을 필요한 상황에서 어떻게 쓰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량 향상에 대한 욕심과 의지가 뚜렷하다. 그는 “불필요한 투구수를 줄이는 게 우선이다. 18일 경기에서도 볼넷이 많았는데(4개), 그 점을 보완하는 게 이번 휴식기간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야구를 대하는 태도는 이미 성숙한 선수지만, 그라운드 밖에선 만 20세의 풋풋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동주는 한화 구단이 자신의 최고구속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160㎞ 조형물에서 직접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그는 “나오기 힘든 기록이지 않나(웃음). 조형물 앞에서 사진도 찍고 가족들에게도 보여줬다. 관련 상품과 조형물을 보면 확실히 자신감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에 대해선 “SNS에도 올리지 않았다. 개인 소장용으로 찍은 사진이다. 그 사진을 어디에 올리고 하면 부끄러워서 오히려 더는 못볼 것 같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대전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