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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가 흘렀다. 그 사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경징계가 있었다. 22일 연맹 상벌위는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에게 출전정지 1경기 및 제재금 1500만 원, 구단에 제재금 3000만 원을 부과했다. ‘인종차별적 언동을 한 선수에게 10경기 이상 출전정지, 1000만 원 이상 제재금을 부과한다’는 규정에 비해 몹시 낮은 수위다.
축구계는 일률적으로 적용된 동일한 징계에 특히 황당해했다. 연맹은 직접 차별적 언동을 하지 않았다며 정승현은 징계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잣대에 따르면, 사살락의 외모에 빗대어 놀림을 당한 이명재는 피해자다. 그럼에도 연맹은 이명재까지 똑같이 처벌해 비웃음을 자초했다.
퇴장 징계와 인종차별을 같은 수위로 처벌해 이상한 선례를 남겼지만, 연맹은 할 일을 했다. 공은 울산이 넘겨받았다. 13일 고개 숙여 사과한 홍명보 울산 감독은 연맹의 징계는 피한 정승현에게도 1경기 출전정지를 결정했다. 또 선수단 전체의 SNS 활동을 금지시켰다. 다만 국내선수들만 해당되는지 바코 등 외국인선수들은 열심히 개인 SNS를 관리하고 있다.
일단 26일까지 구단 자체 상벌위는 열리지 않았다. 23일 내부회의에서 연맹 징계 결과만 짧게 언급됐다. 구단 관계자는 “재발 방지를 초점으로 선수단 내부징계를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상벌위 회부 여부나 일정 마련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단 자체 상벌위는 불가피하다. 팬들과 약속이기 때문이다. 또 조용히 잊혀지길 바라고 슬그머니 덮을 수준도 아니다. 참고할 만한 선례는 차고 넘친다. 2015년 4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윤완주는 개인 SNS에서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해 구단으로부터 3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울산처럼 국제적 망신도 아니었고, KBO가 엄중경고로 마무리했음에도 구단은 훨씬 높은 수준의 징계를 마다하지 않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