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키움 장재영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장재영(21)은 2021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신인 1차지명을 받으며 무려 9억 원의 계약금을 거머쥔 기대주다. 덕수고 시절부터 시속 150㎞대 강속구를 던지는 데다 타격 재능도 뽐내며 드래프트 당시 최대어로 주목 받았다. 서울 연고 팀들(키움·LG 트윈스·두산 베어스) 중 가장 먼저 지명이 가능했던 키움이 장재영을 선택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고질적인 제구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데뷔 첫해(2021년) 1군 19경기(17.2이닝)에 등판했지만, 삼진(14개)보다 사사구(27개)가 더 많았다. 2022년에도 1군 14경기에서 승패 없이 7.71의 평균자책점(ERA)만 남겼다. 지난 2년간 퓨처스(2군)리그 29경기에서도 삼진(85개)보다 볼넷(86개)이 더 많았다. 1군에서 기회를 얻기 힘든 구조였다.
올해는 달랐다. 일단 6차례 2군경기에서 3승무패, ERA 1.67로 선방했다. 삼진(28개)/볼넷(22개) 비율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었지만, 이전보다 자신감이 커졌다. 4일까지 1군 6경기에서도 승리 없이 2패, ERA 5.23으로 지난 2년과 비교하면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특히 6월 23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에서 데뷔 후 개인 최다 5이닝 동안 4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좋은 흐름을 만들었다.
좋은 분위기를 5일 고척 NC 다이노스전까지 이어갔다. 선발등판한 장재영은 5.1이닝 동안 2안타 4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고 감격의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이닝과 탈삼진, 투구수(92개)는 데뷔 후 최다 기록이었다. 최고구속 154㎞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섞어 던지며 데뷔 후 최고의 투구를 경신했다.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꼽히는 에릭 페디(5이닝 2실점 패전)와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것도 큰 수확이었다.

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가 열렸다. 5.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기록한 키움 장재영이 물세례를 받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투구 내용도 흠 잡을 데가 없었다. 1회를 3자범퇴로 넘긴 장재영은 2회와 3회 계속된 무사 1·2루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2회에는 윤형준~천재환~박세혁을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3회에는 서호철의 강한 땅볼 타구에 가슴 부위를 맞고도 투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해 실점을 막았다. 이후 한 차례도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고, 6회초 1사 후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양현과 교체됐다.
동료들도 장재영의 첫 승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2루수 김혜성은 9회초 선두타자 박민우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건져내며 추격의 여지조차 주지 않았고, 양현~김재웅~임창민의 계투진은 3.2이닝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승리가 확정되자 장재영은 동료들과 함께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오랜 기다림이 통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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