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주원.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김주원처럼 공격력이 뛰어난 유격수의 가치는 엄청나다. 그러나 내야의 사령관이자 센터라인(포수~2루수·유격수~중견수)의 핵인 유격수에게 가장 중시되는 덕목은 안정된 수비다. 지금은 리그 최정상급 유격수로 자리매김한 오지환(33·LG 트윈스)처럼 미래에는 공·수를 겸비한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그에게 시간이 다소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가을야구 무대를 밟자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벤치의 고민을 지웠다. 19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호세 로하스와 허경민의 안타성 타구를 아웃카운트로 연결했고, 여러 차례 쉽지 않은 타구들을 처리하며 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진출을 이끌었다. SSG 랜더스와 준PO 2차전까지 가을야구 3경기에선 단 하나의 실책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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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부호를 스스로 지우자 ‘안정감’을 언급하는 이들이 늘었다. 김주원은 “다들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뒤 ‘한결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성장한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며 “아시안게임 이후 더 관심 있게 봐주시는 덕분에 수비가 더 좋아졌다고 느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인권 NC 감독도 “김주원의 플레이에 눈에 보일 정도로 여유가 생겼더라”며 “그게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정말 엄청난 요소”라고 칭찬했다.
데뷔 첫 가을야구 무대에서 유격수로 뛰는 것 자체가 엄청난 중압감을 수반한다. 그러나 김주원은 가을야구 첫판인 WC 결정전에서 전환점을 만든 덕분에 큰 자신감을 얻었다. 역동작에 걸린 상황에서 백핸드로 타구를 잡아 아웃카운트를 늘린 게 경기의 흐름을 바꿨고, 팀의 승리로 더욱 빛이 났다. 스스로도 두산전에서 보여준 수비가 이번 가을야구를 치르는 데 큰 힘이 됐다고 얘기한다. 그는 “확실히 두산전 때 수비가 인상깊었다”며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대회를 경험하고 와서 중압감을 조금은 덜어냈다”며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오시니 그만큼 집중도는 더 높아진다”고 활짝 웃었다.
창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