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김원형 감독. 스포츠동아DB
SSG 랜더스는 김원형 감독(51)을 경질하면서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 해지는 절대 아니다”고 선을 그었으나, 구단이 내세운 명분에는 여전히 적잖은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지난달 31일 김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구단은 노쇠화한 선수단에 변화와 혁신이 절실했다는 점을 경질의 가장 큰 사유로 꼽았다. ‘성적이 아닌 세대교체’가 명분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김 감독은 2021년 부임해 팀을 지속적 강팀으로 다시 일으켜 세운 사령탑이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이룬 뒤 올해는 주축선수들의 기량 쇠퇴에도 불구하고 팀을 다시 포스트시즌(PS)으로 이끌었다.
김 감독은 ‘윈나우’ 기조를 앞세우던 SSG에서 성적을 최우선시해야 했던 1군 사령탑이었지만, 유망주 발굴과 육성을 등한시하지 않았다. 바쁜 와중에도 자투리 시간까지 활용해 퓨처스(2군)팀 홈구장에 들르곤 했다. 지난 3년간 김 감독에게서 기회를 받은 만 24세 이하 선수는 총 34명(야수 15명·투수 19명)이다. 이 중 박성한, 최지훈, 오원석 등은 현재 팀의 주축이 됐다. ‘형만 한 아우’는 없고, 베테랑의 실력이 훨씬 뛰어나니 김 감독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몹시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투·타에 걸쳐 팀의 미래를 이끌 젊은 선수들을 적잖이 육성했다.
오히려 구단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의 바탕을 만들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김광현과 추신수를 영입하고, 투·타의 주력 3명을 비(非)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일찌감치 잡아둔 것은 ‘윈나우’를 선언한 팀의 당연한 선택이지만, 결과적으로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선)을 압박해 전력보강이 어려워지거나 누군가의 연봉을 깎아야 하는 구조를 자초했다. 여기에 퓨처스팀에서 3년 만에 또 다시 폭력사태가 발생해 선수단 관리 등 육성 시스템에 여전히 문제가 있음이 노출됐는데도 프런트에선 책임지는 인물이 없었던 가운데 1군 사령탑이 갑작스레 해임됐다.
게다가 김 감독을 비롯해 이진영, 채병용, 손지환 코치 등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 프랜차이즈 스타였거나 지도자로 발돋움한 인물들이 팀을 떠나면서 ‘SK 색 지우기’가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김 감독과 팀을 재건해 지난해 통합우승을 일군 류선규 전 단장과 매끄럽지 않게 헤어진 SSG가 김 감독마저 단칼에 내치니 물음표가 더 따라붙는 분위기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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