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허도환.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포수 허도환(39)은 올해 팀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KS) 통합우승으로 통산 3번째 우승 반지를 얻었다.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2021년 KT 위즈, 올해 LG까지 이른바 ‘통신 3사’ 팀에서 모두 KS 우승을 차지한 이색 경력도 추가했다.
허도환은 올 정규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주전 박동원과 김기연으로 안방을 꾸린 LG에서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6월 2일 시즌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진입한 뒤 한 번도 2군에 내려가지 않았고, KS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며 통합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정규시즌 성적은 47경기에서 타율 0.141, 2홈런, 10타점으로 신통치 않았으나, 212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고 젊은 투수들에게 기운을 불어넣어준 동시에 올해 10개 구단 포수 중 최다이닝(982이닝)을 소화한 박동원의 체력 부담도 덜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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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니폼을 입고 우승 반지를 낀 자체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다. 허도환은 2018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로 한화 이글스에서 SK로 옮겼고, 2020시즌을 앞두고는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모두 타의로 둥지를 옮겼다. 그러나 LG는 2021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직접 선택한 팀이다. 이번 우승에 더 특별함을 느끼는 이유다. 그는 “LG는 내가 처음으로 선택한 팀인데, 좋은 멤버들과 함께 우승해서 더 기쁨을 느낀다”며 “전력분석팀 후배와 4승1패로 이길 것 같다고 했는데, 현실이 됐다”고 기뻐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LG와 맺은 2년 총액 4억 원의 FA 계약이 만료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허도환에게 “1년 더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시즌 초 주요 전력에서 벗어난 상황에도 좌절하지 않고 철저히 준비해 KS까지 힘을 보태는 등 팀 내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기 때문이다. 야구인생 처음으로 직접 선택한 팀에서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허도환은 거듭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