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카일 하트. 스포츠동아 DB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베스트로 던져야 한다.”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선발투수는 단연 카일 하트(32·NC 다이노스)다. 21경기에 선발등판해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15회 포함 10승2패, 평균자책점(ERA) 2.34, 143탈삼진, 30볼넷의 성적을 거뒀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1.03)과 피안타율(0.217)도 리그 최상위권이다. 6월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7월 3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진 7연속경기 QS의 압도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말 그대로 NC의 빛이고, 희망이다. 지난 시즌 다승(20승), ERA(2.00), 탈삼진(209탈삼진) 등 투수 부문 3관왕을 차지하고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떠난 슈퍼 에이스 에릭 페디(31·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떠난 공백마저 지웠다. 올 시즌 개막에 앞서 NC가 가장 걱정했던 포인트다. 손아섭, 박건우 등 핵심 타자들의 부상 이탈로 근심이 가득한 상황에서 하트 덕분에 웃는 NC다.
강인권 NC 감독도 하트의 활약이 고마울 뿐이다. 그는 “하트가 페디만큼 충분한 역할을 분명히 해주고 있다”며 “ABS(자동 투구판정시스템)의 도입으로 타고투저 현상이 짙어졌음에도 지금처럼 좋은 투구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투수라는 의미다. 애초 기대했던 것보다도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력도 뛰어나지만, 마음가짐도 에이스급이다. 개인성적에 더 욕심을 낼 법한 상황에서도 주저 없이 팀을 위한 결정을 내린다. 7회까지 81구만 던진 까닭에 완봉승까지도 바라볼 만했던 7월 31일 경기(7이닝 무실점·팀 9-0 승)에서도 개인기록 대신 팀의 상황에 더 집중했다. “앞으로 살인적인 원정 일정이 기다리고 있고, 강한 상대도 더 많이 만나기 때문에 7회까지 던지고 내려오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다. 항상 다음 상황도 살펴야 한다.”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하는 자세가 리그 최고의 에이스를 만들었다. 강 감독도 “하트가 상대 팀 타자들에 대해 항상 연구하고, 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들이 후반기 들어 더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트의 후반기 성적은 4경기 3승무패, ERA 0.69로 완벽에 가깝다.
하트는 “감독, 코치님과 동료들을 믿어야 하고, 투수로선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 부분들을 잘 수행한 덕분에 지금까지 잘 던진 게 아닌가 생각한다. 삼겹살 등 한국의 육류를 많이 먹은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에 나갈 때마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베스트 피칭을 해야 한다”며 “어떤 스포츠를 봐도 야구처럼 한 시즌에 많은 경기(팀당 144경기)를 소화하는 스포츠가 없다. 그만큼 기회가 왔을 때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내가 가진 능력치와 꾸준히 연구하는 부분들을 잘 접목해 최상의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