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작은시잔)이 배드민턴협회 진상조사위원회 출석에 불응했다.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과 비공개 면담을 한 그가 협회 자체 조사에 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뉴시스
2024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자신의 작심 발언 이후 자체 조사에 착수한 대한배드민턴협회 진상조사위원회 출석에 불응했다. 협회는 애초 20일 또는 22일 2차 진상조사위 회의를 열 계획이었으나, 당사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음에 따라 조사에 난항을 겪게 됐다.
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뒤 현장 기자회견에서 허술한 선수 부상 관리와 대표팀 훈련 시스템, 국제대회 참가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귀국 후에도 스폰서 및 처우 문제를 둘러싼 불만을 제기했다.
협회는 안세영이 불만을 품은 사안을 파악하기 위해 협회 인권위원장과 감사, 변호사 2명, 교수 1명 등 위원 5명으로 진상조사위를 꾸린 뒤 16일 대표팀 김학균 감독과 성지현, 이경원 코치 등을 불러 1차 회의를 열었다.
당사자가 빠진 조사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선 이의를 제기한 안세영이 직접 입을 열어야 한다. 일본오픈에 불참하고 현재 국내에서 재활 중인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협회는 진상조사위 2차 회의에 안세영을 부르려고 했지만, 선수가 거부했다. 그 대신 안세영은 19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 비공개 면담을 했다.
협회는 20일 “안세영의 조사위 불참 원인은 상호 불신과 갈등이 아니다”고 강조했으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앞서 문체부도 “협회 정관에는 각종 위원회 구성시 이사회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는데 이 과정이 생략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체육계에선 안세영이 이를 이유로 진상조사위 출석에 불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진상조사위원 일부가 협회 내부인이라는 대목도 선수가 협회를 믿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지금으로선 안세영이 협회보다는 문체부 조사에 직접 응할 공산이 크다. 다만 협회는 계속 선수와 대화를 모색할 계획이다.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은 “문체부와 꾸준히 논의하며 조사위의 정상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주 이후 조사위 개최 및 선수의 출석 여부가 결정될 것 같다”며 “국회에서도 최근 관련 자료 요청이 있었고, 이를 모두 넘겼다”고 밝혔다.
조사위와는 별개로 소통 채널의 확대도 모색 중이다. 김 회장은 “안세영과 만남을 굳이 조사위만으로 국한하지 않겠다. 선수 관리와 스폰서 문제 등 종합적 사안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