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에서 감독으로 다시 패럴림픽 참가한 골볼 정은선 감독 “28년 전 못 딴 메달 후배들이 꼭”

입력 2024-08-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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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골볼을 28년 만에 다시 패럴림픽 무대로 이끈 정은선 감독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파리|공동취재단

한국여자골볼을 28년 만에 다시 패럴림픽 무대로 이끈 정은선 감독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파리|공동취재단


“저는 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후배들은 역사를 써줬으면 좋겠어요.”

정은선 여자골볼대표팀 감독(48)은 28년 전 1996애틀랜타패럴림픽 당시 선수였다. 골볼 1세대로서 대한장애인체육회 추순영 전문지도위원, 김미정 훈련기획부 주임과 패럴림픽 무대를 누볐다. 당시 최종 성적은 6위(2승1무4패)였다. 지금은 감독으로서 대표팀을 28년 만에 다시 패럴림픽 무대로 이끌었다.

한국골볼은 실업팀이 2개밖에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더구나 선수 대부분이 어리다. 모두 20~30대다. 정 감독은 부담감 해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28년 만에 출전권을 따낸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 심리적, 육체적으로 힘들어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꿋꿋이 잘 버텼다”며 “대회를 앞두고 훈련만 하는 대신 분위기를 환기시켜주고 있다. 선수촌 내에서 사진도 찍고, 여러 곳도 둘러보면서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2024파리패럴림픽 선수촌에서 인터뷰하는 정은선 여자골볼대표팀 감독. 파리|공동취재단

2024파리패럴림픽 선수촌에서 인터뷰하는 정은선 여자골볼대표팀 감독. 파리|공동취재단


한국에서 2024파리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단체 구기종목은 여자골볼이 유일하다. 1988년 서울대회, 1996년 애틀랜타대회에 이어 3번째 본선 출전이다. 선수와 감독으로 패럴림픽 무대를 모두 밟는 정 감독은 사뭇 다른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선수 때는 나만 잘하고,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맞으면 됐다”며 “감독은 두루두루 신경 써야 하니까 마음가짐이 다르다.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골볼은 시각장애인 스포츠다. 소리가 나는 공을 손으로 던지거나 굴려 상대 골대에 더 많이 넣는 팀이 이기는 종목이다. 이제는 코트를 누비는 후배들을 노심초사 지켜보는 입장이 됐지만, 마음은 여전히 선수다. 정 감독은 “지금도 선수들과 같이 연습할 때 행복하다. 감독, 코치, 트레이너 할 것 없이 스파링 파트너가 돼서 함께 운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8년 만에 다시 오르게 된 만큼 후배들이 역사를 한 번 써줬으면 좋겠다. 내가 따지 못한 메달을 따냈으면 좋겠다. 연습했던 모든 것을 코트에서 쏟아붓고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파리|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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