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롯데 감독은 8월 31일 두산전 승리로 통산 700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그는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스포츠동아DB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57)은 8월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7-4로 이겨 KBO리그 통산 700승을 달성했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두산 사령탑으로 8시즌 동안 645승(19무485패)을 챙긴 그는 롯데 사령탑으로 55승(3무62패)을 추가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롯데 선수단은 대기록 달성을 축하하는 의미로 꽃다발을 선물했다. 원정경기인 만큼 떠들썩하지 않게 축하 자리를 마련했다.
영광스러운 업적이지만, 김 감독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1일 두산전에 앞서 그는 “그만큼 (감독을) 오래 했다는 뜻 아닌가. 500승, 600승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어 “경기를 마친 뒤 축하해주는 연락이 많이 왔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어제로 모든 것은 끝났다”며 앞으로 승부가 더 중요하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는 잔여 경기를 통해 포스트시즌(PS) 진출에 도전한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만큼 빡빡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경기수가 많이 남았다는 것은 상위권 팀들과 격차를 줄일 기회 또한 충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대한 많은 승리가 필요한 만큼 김 감독은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른다는 각오로 구장에 나오고 있다.
두산 사령탑 시절 ‘왕조’를 구축했던 김 감독은 올 시즌에는 롯데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는 지난해 연말부터 팀을 바꿔놓기 위해 애썼다. 훈련과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부터 시작해 팀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왔다. 시즌을 치르는 동안 굴곡을 겪었고,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롯데는 8월 22경기에서 14승8패로 승률 2위를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한결 나아진 전력으로 막판 대역전극을 통한 가을야구 진출을 꿈꾸고 있다.
김 감독은 “새로운 사령탑과 함께하는 올 시즌 어린 선수와 베테랑 모두 긴장도 하고, 부담도 많이 가졌을 것이다. 너무 잘하려다 보니 잘 안된 측면도 있었다”며 “그러나 경기를 거듭하면서 그런 부분들은 많이 나아진 것 같다”고 확 달라진 롯데의 분위기를 진단했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