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영. 사진제공 | KLPGA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뜨거운 다승왕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6월 초 이예원이 가장 먼저 3승 고지에 오른 뒤 같은 달 말 박현경이 2개 대회 연속 연장 우승이란 진기록을 만들어내며 두 번째로 3승 고지를 밟았다.
양강 구도를 깬 건 박지영이었다. 5월 초 제일 먼저 2승을 달성한 뒤 맹장 수술로 한 달 가까이 공백을 가졌던 박지영은 지난달 25일 한화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다승왕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박지영이 가세하자 이번엔 배소현이 힘을 냈다.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정규투어 데뷔 7년 만에 첫 승 감격을 누렸던 배소현은 지난 달 중순 더헤븐 마스터즈에 이어 이달 1일 끝난 KG 레이디스 오픈에서 2주 만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며 시즌 4번째 ‘3승 선수’가 됐다.
KLPGA 투어에서 3승 이상 선수가 4명 나온 건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5승을 거둔 전인지가 이정민 박성현 고진영(이상 3승)을 따돌리고 다승왕과 함께 상금, 대상을 싹쓸이했다.
9년 만에 역대급 다승왕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2024시즌 4번째 메이저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2억1600만 원)이 5일부터 나흘간 경기 이천시에 있는 블랙스톤 이천 북‧서 코스(파72)에서 펼쳐진다.
2015년 신인상을 수상한 뒤 이렇다할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적이 없는 ‘디펜딩 챔피언’ 박지영의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 다승 경쟁에서 한발 앞서가는 것은 물론이고 상금(9억8610만 원)과 평균타수(69.59타) 1위를 더 굳건히 하면서 2위에 랭크된 대상(398점) 부문에서도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다.
박지영은 “많은 타이틀이 걸려 있는 대회지만, 그것을 의식하기보단 현재 샷 감이나 컨디션이 좋기 때문에 욕심 부리지 않고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면서 “다승 경쟁을 하고 있는 선수들과 워낙 친하기 때문에 치열하지만 어느 시즌보다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나흘간 합계 2언더파를 쳐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하며 생애 첫 메이저 퀸 영광을 안았던 박지영은 “블랙스톤 이천은 샷이 중요한 코스”라면서 “티샷은 최대한 페어웨이를 잘 지켜야 할 것 같고, 세컨 샷으로 핀에 얼마나 붙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