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형준. 스포츠동아DB
소형준(23·KT 위즈)이 돌아왔다.
소형준은 10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지난해 5월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처음이다. 애초 KT와 그는 7월 중 복귀를 추진했다. 그러나 재활등판 과정에서 팔꿈치 근육(굴곡근) 부상이 발생해 계획을 미뤘다. 당시 KT는 마운드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1년을 기다렸는데 더 기다리지 못할 게 있겠느냐”며 서두르지 않았다.
KT는 소형준이 건강하게 돌아오기만 바랐다. 올 시즌 선발, 불펜에 부상자가 끊이지 않은 탓에 투수 한 명이 절실했지만, 이 감독이 공개적으로 소형준을 찾거나 부담을 주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퓨처스(2군)팀에서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줬다. 이 감독은 “(소)형준이에게 ‘재활등판에서 절대 무리하지 말라. 80%의 힘으로만 던지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 복귀 후 선발진에 곧장 투입하는 것보다는 불펜에서 천천히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이에 소형준은 남은 시즌 불펜에서 투구감각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 감독은 소형준이 1~2이닝 정도만 던지게 할 방침이다. 수술 후 갖게 되는 불안감을 떨쳐내는 동시에 자신감을 되찾으라는 배려다. 등판 상황 역시 심리적 부담이 큰 승부처보다는 이닝, 점수차, 주자 상황 등을 고려해 비교적 편안한 때로 잡았다.
1군 마운드에 다시 연착륙하는 게 전제조건이지만, 소형준이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다면 KT에는 천군만마다. 남은 시즌 제 컨디션을 찾고 승부처 등판까지 가능해질 경우, 포스트시즌(PS)에선 중요하게 기용될 수 있다. 소형준은 PS 통산 5경기(선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1.37(26.1이닝 5실점 4자책)을 기록한 ‘빅게임 피처’다. KT와 소형준이 가을야구 무대에서 함께 날아오를지 궁금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