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지명된 덕수고 투수 정현우.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덕수고 정현우가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키움은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5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순위로 정현우를 지명했다. 고교선수 840명, 대학선수 286명(얼리드래프트 56명 포함), 해외 아마추어·프로 출신 기타 선수 15명 등 총 1197명이 참가한 가운데 10개 구단은 ‘패스’ 없이 110장의 지명권을 모두 활용했다.
정현우는 자신과 함께 고교 최대어로 꼽힌 정우주(전주고)에 앞서 가장 먼저 호명되는 기쁨을 누렸다. 키 184㎝, 몸무게 87㎏의 정현우는 고교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지닌 좌완투수로 평가받았다. 키움은 등번호 25번과 그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미리 준비했을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5월 말까지 유수의 후보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했고, 6월 이후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정현우를 1순위로 뽑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현우는 “전체 1순위라 너무 영광스럽다”며 “오랫동안 지켜봐주시고 믿고 뽑아주신 키움 구단에 감사드린다. 기쁨도, 책임감도 큰데, 프로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2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한화 이글스가 정우주를 품었다. 한화도 키움과 마찬가지로 등번호 25번과 정우주의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준비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정우주를 선발한 이유를 모두 설명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무엇보다 정우주의 직구는 배운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고 봤다”고 밝혔다. 정우주는 “지명 결과에 100%를 넘어 1만% 만족한다. 한화가 가을야구를 넘어 한국시리즈(KS)로 가는 게 팬들의 염원인데, 빠르게 1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투수 풍년’이라는 평가를 받은 이번 드래프트는 3순위부터도 여러 후보가 관심을 모았다. 대구고 좌완 배찬승,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 덕수고 우완 김태형 사이에서 3순위 삼성 라이온즈, 4순위 롯데 자이언츠, 5순위 KIA 타이거즈의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결국 삼성이 배찬승, 롯데가 김태현, KIA가 김태형을 택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배찬승은 내년에 삼성을 더 강하게 성장시킬 것”이라고, 박준혁 롯데 단장은 “김태현은 선발투수로서 충분히 프로에서 통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스카우트팀이 만장일치로 김태형을 택했다”는 말로 평가를 대신했다.
첫 번째 야수 지명은 6순위 두산 베어스가 했다. 덕수고 내야수 박준순을 뽑았다. 박준순은 5월 제7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덕수고의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바 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박준순이 올해 고교 최고 내야수”라고 밝혔다.
키움은 NC 다이노스로부터 넘겨받은 7순위 지명권으로 충훈고 투수 김서준을 지명했고, SSG 랜더스는 8순위로 강릉고 포수 이율예를 뽑았다. 9순위 KT 위즈는 서울고 투수 김동현, 10순위 LG 트윈스는 서울고 투수 김영우를 각각 지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